인간의 야망은 무한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것을 실현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과거 수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시간의 짧음은 철학자들의 진지한 고민의 주제가 되곤 했다.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는 에세이 <인생의 짦음에 대하여>에서 "우리가 부여받은 이 세상은 순식간에 지나가 버려, 대부분 사람은 이제 살 준비가 되었다 싶은 순간 죽음의 때가 온다"라며 안타까워했다.
《당신에게 주어진 유일한 시간 4,000주》는 시간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져준다. 현대인의 평균수명이 80세라고 가정했을 때, 우리의 수명은 4,000주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전통적인 시간 관리 방법은 일을 잘하기 위하기 위해서 좀 더 생산적이고 효과적인 일에 집착하라는 이야기를 한다.
중요한 일에 먼저 시간을 쏟고, 중요한 일을 먼저 처리하지 않으면 중요한 일들을 결코 완성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일들이 너무 많아지는 것이 문제다. 저자는 기존의 시간 관리법이 수많은 실패 사례들을 나았다고 말한다. 기존의 시간 관리의 방법인 효율성과 생산성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불안감에서 해방되자는 제안을 한다.
미래에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정신적으로는 미래에 살고 있지만, 현실은 즐길 여유나 시간이 거의 없다. 예를 들면 유명 관광지나 전시장에서 온전히 즐기지 못하고 하나같이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고 영상 촬영을 하는 사람들. 나중에 꺼내 보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자기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결국 미래의 이익에 집중하느라 현재의 모습을 즐기지 못하는 있는 것은 아닐까?
현재에 초점을 맞추는 삶이 충실하게 사는 삶이다.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것을 제대로 즐기고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책에서는 자신에게 먼저 투자하라고 말한다. 매일 가장 중요한 일을 가장 먼저하고, 자기 자신과도 만나는 시간을 꼭 가져야 하며, 지금 하는 일들을 제한하라고 이야기한다. 정작 자신에게 중요한 것을 먼저하고 나도 모르게 하는 다양한 멀티태스킹은 회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은 빠르게 느껴진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있다. 나이가 들면 뇌 안의 도파민 활성이 떨어지면서 자신의 시계가 느려지는 만큼 세월의 시계는 빠르게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새로운 자극이나 경험 또한 시간을 길게 만든다.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경험할 때, 그때 뇌 안의 작은 기억의 조각들이 우리가 느끼는 시간을 길게 늘어뜨린다.
4,000주 되는 인생의 시간을 조금 느리게 흘러가도록 하려면 새로운 자극과 경험이 필요하다. 그러니 입버릇처럼 바쁘다고만 말하지 말고, 나 자신을 위한 일들이 무엇인지 그동안 미뤄뒀던 것들을 한번 시도해보자.
할 수만 있다면 하루에도 자신만의 다양한 경험을 차근차근 해보자. 자신만의 시간을 온전한 가질 때 시간은 여유 있게 느껴질 것이다. 그것이 4,000주라는 인생을 좀 더 길게 사는 방법이 될 것이다. 그것이 시간을 충실하게 사는 법이다.
소개도서
《당신에게 주어진 유일한 시간 4,000주》 (올리버 버크먼 지음. 21세기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