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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석준 Feb 04. 2020

체념의 공간에 서서

난필. 8

마음의 벽이 높다.

한껏 예민해진 귀에는 모든 것이 주파수가 엇나간 노이즈로 들리고 

찌푸린 눈에는 모든 것이 구겨져있다.

비틀린 머릿속에선 N극과 S극조차 서로 밀어낸다, 불협화음이다.

이에 바른말이 나올 수 없기에 차라리 입을 닫는다.


건조하고 먹먹한 상태는 사소한 마찰에도 불티들을 날린다.

버틴다는 게 이도록 간절했던 적이 있던가. 

아침을 피해 밤으로 도망쳐봐도 막다른 곳이다. 

틈새로 비추는 빛조차 밝지 않다.


체념의 공간에 서서,

망연히 담배를 피워 물었다.

반사된 검은 차량엔 슬픈 영혼이 갇혀있다.

현실적인 상상을 하다 급히, 

머릿속에 산소를 주입하듯 희망을 주입한다.

희망은 현실적이지 않기에, 거대한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려 하지만

마지막 담뱃불이 꺼지면서

나는 작은 것들을 삼켰고

결국 삶은 나를 집어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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