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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업가치: 거품인가, 새로운 표준인가

by Seon


<YC 25년 선발기업 절반 AI: 거품인가, 새로운 표준인가?>


"Y Combinator, AI 에이전트에 올인"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미래를 가장 먼저 엿볼 수 있는 Y Combinator(YC)가 AI에 대한 집중도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2025년 봄 기수(Spring cohort)의 스타트업 중 거의 절반이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거나 관련 도구를 설계하는 회사들로 채워진 것이다.


구체적인 수치를 보면 이 흐름은 더욱 명확해진다.


- 2025년 봄 배치에 포함된 144개 스타트업 중 67개, 약 47% 'AI 에이전트' 기업

- YC의 지난 2025년 겨울(163개 중 58개)나 2024년 겨울(260개 중 절반 이상)에서 보여준 AI 집중 현상이 더욱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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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AI의 ChatGPT 출시로 촉발된 AI 붐이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이제는 스타트업 생태계의 '뉴노멀'이 되었음을 YC가 직접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 질문은 'AI를 쓰는가'가 아니다"


이러한 흐름은 투자 시장의 관점 변화를 잘 보여준다. 이제 AI 기술의 도입 여부가 아닌,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가 기업의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질문이 되었다.


Uncork Capital의 투자자는 "과거에는 YC가 특정 분야에 지나치게 편중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제 모든 것이 AI입니다. 우리가 투자하고, 검토하고, YC를 거치는 모든 회사가 AI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제 질문은 그들이 그냥 괜찮은 수준인지, 아니면 정말로 뛰어난 수준인지의 여부입니다"라고 말했다.

즉, AI는 이제 기본값이 된 것이다.





"너무 비싼 YC 기업들?: 높은 몸값 논란"


하지만 모든 투자자가 이 AI 파티에 열광하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불만은 바로 '기업가치'이다. AI 에이전트와 인프라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YC 출신 스타트업들의 기업가치를 다소 과하게 천정부지로 끌어올렸다. PitchBook에 따르면, 이번 기수 기업 다수의 투자 후 기업가치(post-money)가 7,000만 달러(약 960억 원) 이상으로 형성되었다.


이러한 과열된 분위기에 대해 일부 투자자들은 거리를 두고 있다. 일부 투자자는 "YC는 완전히 다른 게임을 하고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진행하는 VC딜과 YC의 기업가치에 큰 간극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냥 그 게임에 참여하지 않고 있습니다"라며 현재의 투자 환경에 대해 부정적으로 이야기 했다.





"데모데이 이전에 끝나는 투자 "


YC의 AI 스타트업에 대한 과열 현상을 보여주는 또 다른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바로 '데모데이의 역할 변화'이다.


지난 몇 년간의 추세처럼, 데모데이 행사에 참석한 많은 VC들은 새로운 투자처를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미 투자를 결정한 창업가를 축하하거나 업계 동료들과 교류하기 위해 참석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의 유망한 스타트업들이 공식 행사 전에 이미 자금 조달을 마쳤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기수의 한 창업가는 PitchBook에 "1~2주 전에 자금 조달을 시작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데모데이가 투자 유치의 시작점이 아닌, 사실상 마침표가 되어버린 셈이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투자 기업의 변화라고 볼 수도 있다.

허나 역사적으로 늘 그래왔듯 인간의 욕망으로 인한 거품이 끼어있는지는 한번 고민해볼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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