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

바닥의 끝에서

by 설아

아이가 천둥 소리 나는

장난감을 가져왔다


꽈르릉, 꽝


내 속에는

저런 천둥이 있었다


뿌듯한 얼굴로 들고 오는

아이의 얼굴에서

나는 입에 쓸개를 문듯

껄끄러워졌다


쌀에

곰실곰실한 벌레가 그득해도

물에 흘려보내면 그만이었다


그마저도 없으면

주저앉아 몇 분을 바라보다

주머니 꼭 움켜쥐고

살아나겠거니 했었다


24개월 인생의

동그랗고 조그마한 얼굴에

열꽃이 피어

겨우 구한 몇 푼의 돈으로

너를 병원에 데려갔을 때

죄인이었다

바닥이었다


그런데


내 마음에 천둥이 치던 날엔

네가 그 똘망한 눈으로 그랬다

-엄마, 나 이거 먹고 싶어

-엄마, 이거 사 줘


내 마음이 없었다

이미 저 심연으로 떨어져

바닥에 내 뒹구는 중이었다


번쩍이는 번개 없는

아무런 소리 없는

천둥이

그 5년이었다


나는 바닥을 기어다니던

죄인같았다


너의 그 말에

없던 마음에서 피가 났다


나중에, 나아중에 사 줄게

나중에, 나아중에 먹자


아이는 이제 먹고 싶은 걸 먹는다

갖고 싶은 걸 갖는다


소리 없는 천둥이

더 무서운 법이었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