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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리 Oct 06. 2024

나는 건강하다는 착각

살려주세요...

착각이었다.


나는 원래 건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아이를 낳고 나서도 회복력이 좋았고 전에 해두었던 근력운동이 나를 감싸서 지켜준다고 생각했다. 출산이 끝이 아니었 꾸준히 운동하지 못한 삶은 소용돌이쳤다. 역력이 약해져 축농증을 달고 살았고 목소리가 종종 나오지 않았다


친구를 만나면

 서리야, 너 어디 아파?라는 말을 듣기 일쑤였다.


건강한 삶을 돌리려 운동이 좋다기에 오랜만에 요가를 갔다가 꼬리뼈 부상을 입고 돌아왔다.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서 푸념을 늘어놓았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했어. 정말이야."


착각이었다.




더러워


집이 너무 더럽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빨래통에 쌓여있는 빨랫감


분명 치웠는데 뒤돌아보니 돼지우리 같은 거실


시곗바늘이 5를 가리키면 마지막 할 일을 끝내고 전원을 끈다.


미어캣처럼 왼쪽 오른쪽을 살피고 퇴근을 해도 무방한지 분위기를 읽어본다. 그러면 뭐 하겠어. 그날따라 싸한 분위기에도 애써 눈치 보지 않는 척, 눈치 없는 척 가방을 메고 가방끈을 손으로 꽉 움켜쥔다.


퇴근길에 구름이 흘러가는 모습을 보며 나의 삶은 잘 흘러가는 것이 맞는지, 아이의 일상은 괜찮은지, 남편은 나 때문에 더 움직이는 건 아닌지, 둘째는 계획을 해도 되는 것인지


생각이 많아 무거운 하루


이번달은 쉬어가는 달이다 생각하며, 한의원을 다니며 보신을 해야겠다.


인대 늘어난 게 나아야 잠도 운동도 공부도 회사도 집안일도 원활하게 돌아갈 테니까


이대로 잘하고 있는 나를, 내가 제일 응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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