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좋은 영양분이길
평일 중 휴일이 있던 10월 9일 한글날을 맞아서 아이와 함께 어디를 가면 좋을까 생각했다.
어릴 때부터 책 읽는 건 좋아해도 글은 잘 쓰지 못해서 연례행사인 백일장을 정말 싫어했다. 아이를 키우며 일어나는 일을 글로 적기 시작했다. 여전히 나의 글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꾸준함에 성장에 관점을 두며 쓰고 있다. 그러던 중 브런치에서 하는 팝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이를 데리고 갔을 때 괜찮을까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낮잠시간을 활용하면 어쩌면 괜찮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성수동으로 향했다. 아이의 낮잠시간에 맞췄고 아이는 유모차 한편에서 잠이 들었다. 브런치 팝업을 진행해 주시는 직원분들께서도 한쪽에 있는 유모차를 불편하게 여기지 않아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브런치스토리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당신도 작가가 될 수 있습니다. 쓰세요! 무엇이든 좋습니다.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는 다른 작가님의 이야기를 볼 수 있었고 그들의 애장품들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계속 읽고 썼으며, 글을 쓸 때 본인만의 아이템들이 있었다. 각자 다른 글을 쓰고 있지만 글을 위한 일상들을 이어나갔다.
용기를 얻었다. 그리고 '아이를 어떻게 더 잘 키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 백일장을 싫어했던 나, 왜일까?라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니 '잘 쓰고 싶었다.'
직관적인 글을 쓰는 내 글보다 묘사되고 그려지는 부드러운 글들이 부러웠다. 어릴 때 나는 과정이 중요한 부분을 놓쳤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처음은 있다. 우리에게 중요한 건 결과가 아닌 과정이고 성장이다.
아이에게 나는 어떤 부모인지 정의하긴 어렵다. 목표지향적인 나이지만 아이에게 과정의 중요함을 지속해서 알려주는 부모로 나아가고 싶다. 흑백요리사만 보아도 일등을 한 셰프도 있지만 리더십을 보여주었던 최현석셰프는 큰 화제가 되었다. 또 입을 열었다만 하면 따뜻한 메시지를 전해주는 애드워드리 셰프는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회자되고 있다. 어린 시절 혼란스러웠던 이민자의 삶을 요리로 녹여낸다.
일등이 전부가 아니다. 과정을 칭찬하는 사회를 바라보며, 나부터 우리 아이를 키울 때 더 노력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