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손 잡아 줘요.

by 서리


우리 아이는 분리수면을 한다.

아이의 방은 외풍이 심하고 난방을 30도로 해두어도 아이의 몸이 너무 차서 한파경보가 있는 일주일정도는 외풍이 덜 한 우리 방으로 아기침대를 옮겼다. 난방텐트를 사려다가 이번 겨울은 꽤나 따뜻해서 미루다 보니 11월 겨울이 찾아올 때 구매해서 설치할 생각이다.


내가 회사를 간 뒤부터 아이는 나와의 시간이 적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래서 다른 양육자보다 나에 대한 스킨십, 표현들이 더욱 풍성해졌다. 퇴근 후 정신없이 어른 밥, 아이 밥을 챙기다 보면 어느새, 아이가 취침해야 할 8시이다. 퇴근 후 집에서 아이와 고작 2시간 반정도를 보내면 잘 시간이다. 이 시간 동안 아이와 밥 먹고 씻고 퍼즐 몇 개 맞추다 보면 알람이 울리고 침대로 간다.


어제는 침대로 들어간 아이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엄마, 손 잡아 줘요.

처음엔 저 말의 의미를 알지 못했다. 그래서 아기 침대 사이로 손을 조금 잡아주었는데 손을 놓게 되었을 때 아이는 울먹였다. 그런 아이에게 '잠을 잘 때 계속 잡아줄 수 없다.'는 어른의 논리로 대답을 했다.


그러다가 반복되는 말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고뇌했다. 많은 영상들을 찾아보기도 했다. 아이가 했던 저 말의 의미는 '엄마와의 스킨십이 부족해요.'였다.


그 의미를 깨닫고 나서는 아이와의 관계가 좀 더 좋아졌다고 확신한다. 어제는 저 말을 듣자마자 아이에게 물었다.


지호야, 엄마가 안아줄까?


ㄴ ㅖ에!


엄마가 안아주고 좀 놀다가 다시 지호 침대로 들어가야 해. 꽉 많이 안아줄게!


ㄴ ㅖ에 손!


아이는 침대 밖으로 나와서 나에게 쏙 안겼다. 그러고는


온동이 옹동이 안아


엉덩이 만져달라고?


응!


토닥이며 아이를 안아주었다. 아이에게 오늘 어린이집에서 무엇을 했는지? 평소에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과는 잘 놀았는지를 물어보았다. 약 15분 정도가 지났을 때 아이는 하품을 하기 시작했다.


지호야, 우리 침대에 들어가서 자볼까?


네 졸려


아이와 보내는 하루하루는 매일 도전이다. 아이는 본인들의 마음을 정확하게 말하기 어렵고 어른들처럼 대화를 할 수 있지 않다. 어른들 아니 내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그래서 뭘 해달라고? 말을 해봐.' 답답한 마음에 외치는 저 말은 아이에겐 당황스럽기 여지없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사람들은 각자의 경험으로 자신의 생각을 구축해 나간다. 누군가는 만나면 '밥 먹었어?'라는 인사말을 쓰기도 하고 누군가는 '오랜만이야.' 누군가는 '보고 싶었어.'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내 주변에 어떤 사람들이 있는가에 따라서 자주 쓰는 단어, 문장이 달라지기도 한다. 나는 말버릇처럼 '사실'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는데 남편도 어느새 '사실'이라는 단어를 문장에 자주 넣는 모습을 발견했다. 또 남편은 '고마워'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는데 나와 아들은 '고마워'라는 말을 굉장히 자주 하게 되었다. 아이가 물건을 받으면 '고마워~'라는 말을 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아이에게 단어로 세상을 알려주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을 했다. 세상에 안 좋은 소식들은 뉴스로 매일같이 전해지지만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 감사할 일들은 참 많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아이를 보며 엄마도 한 뼘 자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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