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회사 가야 딸기 사 올 수 있어

딸기? 그럼 가

by 서리

2022년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기혼여성의 고용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5∼54세 기혼여성 중 18세 미만 자녀와 동거하는 여성의 고용률은 57.8%로 1년 전보다 1.6% 포인트 상승했다.


‘시간빈곤’이란?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을 빗댄 신조어이다. 2014년 한국고용정보원과 미국 레비경제연구소의 공동연구보고서 ‘소득과 시간 빈곤 계층을 위한 고용복지정책수립방안’에 따르면 한국 전체 노동인구 중 930만 명(42%)이 시간 빈곤 상태에 놓여있다고 추정된다. 그 42%중에서 56%는 여성이다. 미성년 자녀와 동거하는 기혼여성 가운데 10명 중 6명은 '워킹맘'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는 워킹맘이다. 사실 워킹맘이라는 단어를 나에게 붙이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됐다. 출산 10일 전까지 출근했던 나는 회사의 재정악화 등의 이유로 원래 회사에 복직할 수 없었다. 그래서 육아휴직을 소진하고 실업급여를 받으며 반강제적으로 쉬게 되었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과연, 나는 회사를 다닐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스스로 계속 품었다. 일을 쉬는 기간에도 아이가 아프게 되면 나의 삶은 뒤죽박죽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그런 내가 워킹맘을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계속해서 품었다. 하지만 우리 집 가계부를 보았을 때 나의 출근은 ‘필수’였다. 집 값은 계속 오르고 있고 빚 없이 살고 있지만 저축을 하기 위해서는 나의 출근이 필요했다.


그렇게 나는 올해부터 출근을 하게 되었다. 일을 하게 된 한 달 아니 세 달 동안은 정말 ‘멘붕’이라는 단어를 빼놓을 수 없었다. 아침은 더욱 빠르게 움직여야만 했고 여유롭게 준비하던 과거에 비해 더 일찍 일어나지만 화장은 떠있고 머리는 산발이 된 채 회사에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 애쓴다.


남편보다 집에서 일찍 나서는 나에게 남편은 시간 알람을 해주었다.


여보, 45분이야!!!



“여보 오오 사십오야” 아이도 따라 한다. 따라 하는 아이를 바라보며



“지호야, 엄마 일어난 지 벌써 1시간이나 흘렀는데 화장을 못 했어. 엄마 20분이면 준비 다 할 수 있는데 지호만 말 안 시키면 될 것 같아.ㅋㅋㅋㅋㅋㅋ”



“마아알? 말 안 시켜?”



웃으며 짧은 대화를 마무리하고 나는 화장을 하러 바삐 움직인다. 크림을 발랐는지 안 발랐는지 기억도 잘 안 나지만 시간이 없으니 파운데이션을 얼굴에 얹어본다. 팡팡팡 빠르게 스펀지로 얼굴을 두드린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5분 만에 화장을 끝냈다. 30구의 아이쉐도우 중에서 어떤 색을 발라볼까라며 생각하던 과거의 삶은 지우개로 지운 듯이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렇게 나 역시도 출근을 위해서 바쁘게 움직이고 건조기에서 빼버린 옷들을 대충 조합해서 걸치고 집 밖을 나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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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가지 마!!!”


“엄마, 출근해야 딸기 사 올 수 있어.”


“딸기? 그럼 가”


울지 않는 아이, 웃으면서 대답할 수 있는 엄마의 그림은 하루 이틀 만에 완성된 것은 아니다. 어쩌면 완성도 아니다. 어쩔 땐 정말 마음이 욱신욱신 아팠다가 집에 돌아와서 아이를 안고 울었다가를 반복했다. 우리 가족은 굳은살이 생겨버린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내 같이 성장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출처 : 나는 워킹맘입니다 : 일하는 엄마를 위한 행복한 육아 에세이, 2019년 워킹맘보 고서-국민은행,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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