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 9분 셔틀이 출발하기 전 기사님은 주위를 살펴본다. 매일 타던 분이 아직 타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리번두리번
7시 10분 출발시간이 되었다. 하지만 기사님은 여전히 매일 타던 분이 뛰고 있는지 넓은 유리로 밖을 살펴보고 있다. 누군가가 셔틀버스를 향해 뛰어오고 있다. 부지런히 뛰어오고 있는 사람, 우리가 기다리는 분이 맞다. 그녀는 숨이 차게 달려와서 계단을 오르며 말한다.
감사합니다.
그 말을 하곤 매일 앉는 그 자리에 앉는다. 오며 가며 익숙한 얼굴이 되어버린 사이, 셔틀버스를 매일 같이 타니 같이 일을 하지 않아도 동질감이 든다. 그러다가 얼마 전엔 나와 똑같은 워킹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화로 알게 된 것은 아니다. 어린이집 '키즈노트'때문이다. 부모라면 모두 알고 있는 키즈노트, 키즈노트엔 투약의뢰서를 적기도 하고 어린이집에서 생활하는 사진 즉, 알림장 같은 어플이다.
출퇴근 길에 나 역시 투약의뢰서를 적기도 하고 아이의 사진을 보기도 하는데 어쩌다가 주변을 둘러볼 때 그녀도 똑같이 키즈노트 속 사진을 보며 아이를 생각하고 있었다. 평소에 반묶음, 검은색 패딩을 매일 동일하게 입었는데 오늘따라 머리가 조금 촉촉하고 묶지 않았다. 아마 그녀도 나처럼 전쟁 같은 아침을 치른 건 아닐까라며 동질감도 들고 안쓰러움도 한 스푼 든다.
어제저녁, 아이가 자다가 크게 울었다. 기침을 너무 많이 해서이다. 12월 초에도 이랬던 것 같은데 1월 중순에 이 정도이니 '한 달 만에 또 심한 감기가 돌아왔구나!'싶다. 보채면서 자지 못하는 아이를 보고 결국 같이 잠을 자기로 결심했다. 기침을 할 땐 등을 두드려주고 잠을 자지 못할 땐 발과 종아리를 조물조물해준다. 아이는 이내 편안하게 잠이 든다.
새벽에 아이는 자주 깼다. 본인의 의지가 아니라 기침이 너무 많이 나와서 가래를 뱉을 수 없어서 아이는 계속 콜록거린다. 월요일 병원에 가서 처방받아온 항생제는 금요일까지인데 병원에 한 번 더 가야 한다. 우리에겐 빨간 연휴가 있기 때문이다. 아이는 항생제를 먹어도 진전 없는 상태로 새벽에 뒤척이며 잠이 든다. 나 역시도 뒤척이다가 겨우 잠이 든다.
아침에 알람도 듣지 못하고 우리는 늦잠을 자버린다. 늦잠이라고 해봤자 6시 25분에 일어났지만, 빠르게 준비해야만 한다. 새벽에 했던 기침이 수면에 영향을 주었는지 아이는 일어나지를 못 한다. 잠자는 아이를 두곤 남편과 나는 빠르게 씻고 머리를 말린다. 그러는 사이 아이가 깼다. 울면서 나와서 엄마를 찾는다. 아이를 달래면서 빠르게 시계를 본다.
큰일이다... 나에겐 이제 15분밖에 시간이 남지 않았다...
아이를 달래면서 드는 생각은 회사 지각할 위기인데?라는 생각이었다.
다행히 지각은 하지 않았고 책상에 앉아서 근무를 시작한다. 하지만 아이 등원까지 남편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생각보다 잘 해내는 것 같기도 하고 생각보다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오늘따라 셔틀시간에 딱 맞춰 온 그녀를 보며 '참 고생한다. 힘들겠다. 그래도 잘하고 있다.'라는 위로를 건네고 싶은 날이다. 그 위로는 나를 위한 말이기도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