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줍는 아이

를 남편이 만났다.

by 서리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노인빈곤율 1위라는 멍에를 가지고 있다. 노인빈곤율 1위, 낮은 출생률은 우리 사회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생각하게 하는 지점이다.


어제 남편은 회사동료와 술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와서는 촉촉한 눈으로 정말 속상한 상황을 보았다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때 호소가 짙은 목소리로 말하던지라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남편의 이야기에 귀를 귀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아이가 폐지를 줍다가 넘어졌는데 손에서 피가 났는데 괜찮다고...



"응??? 아기가 혼자 어떻게 폐지를 주워?"


먹자골목에 있는 언덕길이 있고 그 길을 올라가는 허리가 ㄱ자로 굽은 노인 두 분이 리어카를 끌고 올라가는데 계속 폐지가 떨어지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그 상황을 본 남편과 회사동료는 리어카를 밀어드려서 언덕을 올라갔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눈물을 흘리시면서 "고맙다"라고 하셨다고 한다. 그런데 아이가 박스를 주워서는 "할아버지~~~여기!!!"라고 외치며 본인 몸만 한 박스를 가져왔고 그러다가 넘어져서 손에 피가 났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는 별일이 아닌 듯 괜찮다.'고 말했다.


아이는 해맑은 웃음을 지니고 있었다.


어제는 미세먼지가 정말 심한 날이었다. 그래서 부모들은 아이에게 바깥놀이를 최대한 지양하는 날씨였고 아이들의 입에는 마스크가 기본이었다. 그런 날 6살짜리 아이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폐지를 줍고 있었다.

눈물을 계속 흘리셔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손자와 폐지를 줍는 이유는 이러했다.


부모가 아이를 두고 야반도주했다.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그러했고 벌어야 살아갈 수 있는 노인들은 아이와 함께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6살 아이의 손에는 뽀송함 대신 굳은살이 남아있었고 두꺼운 겉옷을 입은 것이 아닌 얇은 옷을 여러 벌 걸친 아이에게 자꾸 눈이 갔다고 한다.


식사는 하셨냐


라는 물음에 아직 못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근처 짜장면 집에서 식사를 하고 가시라며 계산을 했다고 한다.


노인분들은 계속해서 "감사합니다."라며 말씀하셨고 그와 달리 아이는 해맑게


나 짜장면 진짜 좋아하는데!!!


라는 대답에 마음이 시큰거렸다고 한다. 당장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서 주머니에 있던 5만 원씩 남편과 동료는 아이에게 주었다고 한다.


글을 쓰면서 내용을 곱씹다 보니 행정복지센터에 연결을 해주는 등의 방법을 찾았어야 했는데라는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혹시라도 다시 만나게 된다면 '꼭 복지와 연결해 드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이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다. 우리도 잘 살지 못하고 생계를 위해 둘 다 회사로 출근을 하고 있다. 한 달 식대는 40만 원으로 빠듯하게 살아가고 겨울철마다 찾아오는 곰팡이는 흐린 눈을 하고 싶다가도 보며 짜증이 나버리기도 한다. 조금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무엇인지? 내가 하고 싶은 일들로 돈을 벌었을 때, 어떤 사람들을 돕고 싶은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는 날이다.



세상 모든 아이들이 잘 먹고 행복하게 자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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