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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레다 Dec 23. 2019

2019년 12월 23일

나와 사랑과 상처들



나를 사랑하라는 말, 참 추상적인 말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뭘까.

좋은 음식을 먹고 잘 자는 걸까.

취향에 맞는 사람과 관계를 맺고, 좋아하는 취미를 찾는 걸까.

스스로의 주장대로 맞춰 사는 것, 그래서 자신을 편하게 만드는 게 사랑일까.

그전에 '나'는 과연 누구일까?

이름, 나이, 직업 같이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1차적인 정보는 말 그대로 '나'에 대한 정보일 뿐이다.

그렇다면 정말 '나'는 누구일까.

그걸 알아야 사랑하든 말든 할 게 아닌가.


'나'를 사랑하기 위해선 '나'를 알아야 한다.

명쾌한 정의는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알아보려 노력은 해야 한다. 하지만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듯 더듬어 어찌어찌 깨달았다고 해도 애매한 '사랑'앞에서 다시 갸우뚱하고 만다.


나를 사랑하라는 말은,

짧지만 좀처럼 쉽게 깨닫기 어려운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알고 싶어 하는 두 가지를 품은 말이다.

'나'와 '사랑'.




곰곰이 생각해보면

나를 가장 아끼는 사람도

가장 증오하는 사람도

자신이다.

말도 안 되는 합리화로 스스로를 감쌌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자기 손으로 깊은 상처를 내기도 한다.

자책하고 다그치며 자신을 아프게 하는 걸 그만둘 수 없다면

그 아픔의 정도라도 덜어주려 노력해야겠지.

좋은 것을 먹이고 입히는 일 이전에

자신이 자신을 아프게 하는 일을 덜 하는 것,

그게 사랑의 시작이자 핵심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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