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의 주인은 누구인가
공정거래위원회가 알리익스프레스와 지마켓 합작을 조건부 승인했습니다.
단서 하나가 붙었습니다. “데이터는 공유하지 말 것.”
언뜻 단순한 행정 절차처럼 보이지만, 이 결정은 한국 사회의 민심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한국 소비자들은 이미 중국 기업에 데이터를 넘겨주는 일에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불안해할까요?
중국에선 법으로 기업이 수집한 데이터를 국가가 요청하면 제공해야 합니다.
내가 AliExpress에서 무엇을 샀는지, TikTok에서 어떤 영상을 즐겨봤는지는 단순한 쇼핑·취향 데이터가 아니라, 국가가 언제든 가져갈 수 있는 전략 자산이 됩니다.
이 구조가 사람들의 마음을 무겁게 만드는 겁니다.
그런데, 불편함은 비단 중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최근 카카오는 직원들에게 휴대전화 포렌식 동의서에 사인하도록 요구했습니다.
거부하면 사내 시스템 접속조차 어렵게 만드는, 사실상 강제 동의였습니다.
당연히 직원들의 반발이 거셌습니다.
“내 폰, 내 데이터가 왜 회사 소유물처럼 취급돼야 하나?”라는 질문이 터져 나온 겁니다.
이 두 사례는 다른 듯 닮아 있습니다.
- 중국은 법으로 개인 동의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들고,
- 한국은 형식상 동의 절차를 두지만, 실질적으로는 선택권이 없는 구조를 만들어냅니다.
결국 공통된 본질은 하나입니다. 개인이 데이터의 주권을 쥐지 못한다는 것.
글로벌은 어떨까요?
- 유럽은 GDPR을 통해 개인이 자신의 데이터를 열람·삭제·이동할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합니다.
- 미국은 기업 권한이 강하지만, 소비자 단체·집단 소송이라는 견제 장치가 작동합니다.
즉, 나라별로 방식은 다르지만 결국 물음은 같습니다. “내 데이터의 진짜 주인은 누구인가?”
데이터 오너십(Data Ownership)은 더 이상 사생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데이터는 우리의 소비 패턴, 사회적 신뢰도, 정치적 성향까지 반영하는 경제적 자산입니다.
내가 만든 기록을 내가 소유하지 못하면, 누군가 대신 소유하고 권력과 이익을 가져갑니다.
이제 데이터는 ‘보호’ 대상이 아니라 ‘소유’ 대상이 된 겁니다.
여기서 블록체인의 시각은 흥미롭습니다.
블록체인에서는 모든 기록이 개인의 지갑(키)에 귀속됩니다.
동의 없는 접근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고, 누가 언제 접근했는지 투명하게 남습니다.
데이터가 중앙 서버가 아닌 분산 네트워크에 기록되기 때문에, 특정 기업이나 국가가 독점하기 어렵습니다.
데이터 주권을 개인에게 돌려주는 개념만큼은 현재 구조보다 훨씬 명확합니다.
결국 질문은 우리에게 돌아옵니다. 우리는 계속 ‘동의라는 이름의 강제’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진짜 데이터의 주인이 될 방법을 찾아야 하는가?
데이터 오너십은 추상적 구호가 아닙니다. 앞으로의 경제와 권력, 그리고 우리의 일상 선택을 결정짓는 핵심 자산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당신이 사용하는 서비스에서, 당신의 데이터는 정말 당신의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