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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머 Oct 06. 2020

천장에 닿을 수 없는 인생이라면

삶이 안정될수록 투덜대고 있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모든 일을 회의하고 세상을 염세적으로 바라보곤 했던 나는 지금 어떠한가. 지나치게 낙천적이다. 망상에 빠져 허우적대던 나를 불러와 현시해야 한다. 글을 써야 한다. 예민한 지점을 파고 들어가지 않는다면 난 평범한 존재로 남을 것이다. 아니, 퇴보할 것이다. 결단코 그럴 생각은 없다.

      

다시 나를 불행에 빠뜨리자. 예민함과 상상력을 되찾자. 외피를 뜯어내고 심연에 도달하려면 밑바닥에 닿아야 한다. 비탄하고, 분노하고, 절망하자. 어중간한 사람이 될 생각은 없다. 천장에 닿을 수 없는 인생이라면 나를 무릎 꿇려야 한다. 나를 닮은 문장을 쓰겠다. 모든 걸 짓이겨버리겠다는 마음으로, 다시 밑바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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