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품있는그녀 Feb 06. 2024

가출이 이렇게 쉬운 건가요?

3일 만에

집을 구했다. 황당했다.


"요즘 집 많어."


무뚝뚝한 그 한마디가 이유였다.


-"어딘데?"


"......"


-"얼마?"


"... 내가 알아서 할게."


-"아니, 나도 좀 알아야..."


"내가 알아서 한다고. 별로 말하고 싶지 않아."


아침밥을 먹으며 그와 나눈 말이었다.


나는 그날 이후 잠이 없어졌다. 잠이 오지 않았고, 가까스로 잠들어도 일찍 일어났다. 그래서 7시 출근인 남편의 아침밥을 챙기지 못했었는데, 이혼 위기가 오고 나서야 아침밥을 챙긴다. 그마저도 그는 물을 말아 대충 때우고 가버린다.그렇게 쌩하니 냉동실 같은 온도만 남겨두고 그는 출근했다.


나는 덩그러니 남아 또 아이들의 아침밥을 준비했다. 아이들이 짜증을 낸다. 아이들이 화를 내고 다툰다. 아이들이 엄마를 부르며, 온갖 짜증과 투닥거림이 발생한다. 나는 마치 동떨어진 사람처럼 그렇게 우두커니 앉아있었다.


나는 막막한 상태가 되어버렸다.





이전 02화 남편의 가출 선언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