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은 어디에서 왔나

<우리의 사랑은 언제 불행해질까>, 서늘한여름밤

by 선아키



내가 엄마와 아빠 중 누구를 닮았는지 판단하는 것은 언제나 남의 몫이었다. 사람들은 내 얼굴을 보고 엄마를 닮았다고 했고, 내 성격을 알고선 아빠를 닮았다고 했다. 그들에게 내가 해준 반응이라곤 고개를 끄덕이는 것뿐이었다. 큰 감흥은 없었다. 그렇구나. 내가 엄마 혹은 아빠를 닮았구나. 당연한 일이었다. 나는 그들의 자식이었으니까.


내가 사랑하는 방식은 오로지 나의 것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우리의 사랑은 언제 불행해질까>를 읽고 나서야 알았다. 나의 사랑은 나의 부모님에게서 왔다. 좋아하면 무언가를 줘야만 한다. 계산 없이, 아낌없이. 상대방이 뭘 좋아하는지 혹은 싫어하는지, 어떤 것이 필요하고 부재한 지 지켜보다 선물을 꺼내는 것이다. 오늘은 아무 날도 아니지만, 네가 생각나서 샀다면서 건네는 것이다. 그렇게 김선물이 됐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는 것 또한 <우리의 사랑은 언제 불행해질까>를 읽고 이해하게 됐다. 확인받지 않으면 불안하고, 혼자가 외로운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나는 언제나 머리로만 알고 마음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나와 다르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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