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선아키 Feb 19. 2017

축복의 순간

결혼식

재작년부터였다. 주변에 결혼식이 부쩍 많아졌다. 대학교 때 친하게 지내던 선배의 결혼식, 중학교부터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의 결혼식이 연이어 이어졌다. 특히 봄에는 동아리 선배들의 계속되는 결혼식들 때문에 매주 한 번씩 큰 동아리 행사를 하는 것 같다며 우스갯소리를 했다. 


결혼식에 갈 때면 카메라를 꼭 챙긴다. 누군가에겐 인생에서 손꼽힐 정도로 중요하고, 소중한 순간이 될터였다. 한 장이라도 좋은 사진을 선물할 수 있다면, 단언컨대 내가 내는 축의금보다 더 기억에 남을 것이다. 때로는 신랑 또는 신부에게 부탁을 받아 찍기도 했다. 전문 사진기사가 있지만, 그보다 더 자연스러운 사진들을 가지고 싶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부탁을 받으면 더 열심히, 성심성의껏 찍게 된다. 


 



한국의 결혼식 문화는 획일화되어있고, 다음 순서 전에 매우 빠르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리 긍정적인 입장은 아니지만 찍힌 사진들을 보면 다 나름대로의 스토리가 있다. 제삼자의 눈에는 비슷하게 보여도, 본인들에겐 평생 다시 오지 않을 순간이다.




위 사진만 내가 직접 찍은 사진이 아니다. 신부 친구로서 뒤에서 박수를 치고 있어야만 했기 때문. 카메라는 내 카메라이지만, 남자 친구가 찍었다.





이상하게 친하면 친할수록, 더 애정 어린 시선을 가지고 셔터를 누르게 된다. 결혼식 사진의 좋은 점은 역시 행복한 날이기 때문인지 신랑 신부 모두 표정이 좋다는 점이다. 후보정으로 많은 것을 바꿀 수 있지만, 표정만은 그 당시의 순간을 뒤집을 수 없다. 





지금까지 간 결혼식보다 앞으로 가야할 결혼식이 더 많이 남았다. 봄이 오면, 또 다른 내 친구의 결혼식이 예정되어 있다. 좋은 사진을 선물할 수 있었으면. 모두가 행복한 날로 기억되었으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