別恨(두 뺨에 흐르는 눈물)/ 李玉峰
明宵雖短短 [명소수단단] 님 가신 내일밤은 짧고 짧더라도
今夜願長長 [금야원장장] 님 계신 오늘밤은 길고 길었으면......
鷄聲聽欲曉 [계성청욕효] 무심한 닭울음 새벽을 알리니
雙瞼淚千行 [쌍검루천행] 속절없이 두 뺨에 흐르는 눈물
만해의 싯구에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이별을 염려한다'고 적은 것처럼 사랑이 깊으면 미리 이별을 염려하게 되어, 사랑하는 이가 눈앞에 있어도 마음이 칼로 저미는 것처럼 아플 때가 있다. 어떠한 사랑이라도 언젠가는 헤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사람의 운명이라 사랑은 언제나 아프다.
이 시는 사랑하는 이와 마지막 밤을 보내는 여인의 애절함을 그리고 있다. 함께하는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 졸이고 애닯게 아파하다가 마침내 이별의 아침이 왔음을 알리는 닭울음에 억누르고 있던 이별의 슬픔이 그만 눈물되어 터져나오고 만다. 이 시에서는 이를 '두 눈에서는 눈물이 천 갈래나 흘러내렸다(雙瞼淚千行)고 적고 있다.
'속절없이 두 빰에 흐르는 눈물'이라고 번역해 보았지만 원문의 폭발하는 것처럼 터져나오는 한스러운 눈물의 뉘앙스를 담기에는 조금 모자란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한시의 번역문은 독자가 원문을 감상하는 보조 자료라고 믿기에 원문의 과장된 표현을 조금 더 자연스럽고 절제된 표현으로 과감하게 바꾸어 보았다. 이 짧은 시는 이별의 밤을 보내는 여인의 애절한 심정을 절제된 언어로 담아, 조선 여류 한시 가운데서도 뛰어난 작품으로 자주 거론된다.
이옥봉(李玉峰)은 조선 중기의 여류시인이다. 선조 때의 옥천군수(沃川郡守) 이봉(李逢)의 소실의 딸로 태어나서 선조 때 승지를 지낸 조원(趙瑗)의 소실이 되었으나 남편에게 버림 받고 혼자 살다가 임진왜란 중에 세상을 떠났다고 전해온다. 버림받고 홀로 살다 전란 중에 생을 마감한 그녀의 삶처럼, 그녀의 시에는 깊은 한과 슬픔이 배어 있다. 그녀의 한시 32편이 수록된 "옥봉집(玉峯集)"이 남아있다.
* 이 글은 매거진 <천년의 그리움을 길어 올리다> 에서 연재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