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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북 Oct 24. 2018

누군가는 만들고 누군가는 기다리고

[11호]편집후기|글 장영철

  3월경으로 기억합니다. 성북동천의 살림꾼 김기민 총무에게서 전화가 와 올해는 내가 편집위원장을 맡아야 할 차례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습니다. 


  몇 해 전부터 편집위원장 일을 차례로 맡았으면 한다는 편집위원회의 결정이 있었음에도, 지금은 성북동에 머물지도 성북동에 근무지를 두지도 않은 내가 편집위원장을 맡는다는 것이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며칠 간 생각할 시간을 얻은 후 곰곰이 생각해 보니 대부분의 편집위원들이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 이야기의 편집위원장을 거쳐갔고, 특히 전임자의 경우 꽤 오랜 기간 편집위원장의 소임을 맡아왔기에 조금이나마 짐을 나누어지겠다는 마음으로 편집위원장을 수락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후에도 전 편집위원장 기민 씨는 총무를 맡아 그 역할은 크게 줄지 않았지만요. 항상 애써주시는 총무님께 감사드립니다. 


  내가 성북동천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13년 창간호에 몇 가지 지역 축제 정보를 제공하면서부터였습니다. 몇 차례를 제외하고 꽤 꾸준히 참여하였던 기억이 납니다. 어느덧 11호가 출간되기까지에 이르렀지만 이 마을 잡지를 왜 만들고 어떻게 만들어 갈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해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성북동을 좋아하고 자주 찾지만, 한발자국 뒤에서 바라보고 관망하던 저 자신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올해로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 이야기>도 6년이란 세월의 무게가 쌓였습니다. 언제나 변함없이 오래전 정취를 간직해 줄 것만 같았던 골목도, 바쁜 일상 속에서도 찾아오면 시간을 거슬러 느릿느릿 여유를 주던 성북동도 어느덧 변화라는 흐름에 가속이 붙는 듯합니다. 

  마을잡지 본연의 기능에 ‘기록’이란 역할이 있다면, 앞으로 성북동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간직하고 싶은 이야기를 기록하고, 이런 과정을 통해 성북동이 지켜왔던 오래된 멋과 기품을 찾아 발굴하는 역할을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 이야기>가 해나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 이야기> 11호를 발행에 즈음하여 생각하니, 이제는 때가 되면 당연히 발행될 것으로 기대되는 성북동 마을잡지가 된 것만 같습니다. 의무로 발행하는 잡지도 아닌데 말입니다. 

  이 한 권의 책은 편집위원들의 노고를 비롯해 원고 청탁을 흔쾌히 수락해주신 기고자분들의 성북동 사랑이 아니라면 이렇게 꾸준히 발간될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성북동을 사랑하고 기억하고 간직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여러분의 소중한 이야기와 기억을 나누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번에도 당연히, 많은 분들이 기다리던 성북동 마을잡지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 이야기> 11호가 나왔습니다. 당연은 필연인데 12호도 여러분들의 참여가 있다면 당연히 나오겠지요? 그때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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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철은 본지 편집위원으로 올해 편집위원장을 맡았다. 오래 전부터 성북동에 애정을 갖고 공부 모임을 열기도 했으며, 성북동의 문화와 주민들의 삶에 관심이 많다. 휴일이면 성북동의 골목 곳곳을 둘러보는 것을 재미로 느끼는 진정한 ‘성북동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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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 사람들의 마을 이야기> 11호는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2018 마을미디어 활성화사업에 선정되어 사업비를 지원받아 간행되었습니다. 소개된 글은 2018년도에 쓰여져 잡지에 실렸으며, 2018 동 사업을 통해 웹진으로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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