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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북 Mar 20. 2019

<성북동 지역 구의원 간담회> 현장취재기

[12호] 특집기획 ① | 글 황선영 · 사진 최나현 

글 황선영 

사진 최나현 



특집기획 ① <성북동 지역 구의원 간담회> 현장취재기

- 민선7기 구의원과 성북동 풀뿌리 주민모임이 함께 하는 간담회


2018년 8월 18일 토요일, 성북동 카페 디터틀에서는 오전 11시부터 <성북동 지역 구의원 간담회>가 열렸다. “유권자가 선출한 구의원,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부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성북동의 마을공동체 미디어 활동 단체인 ‘성북동천’이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로 선출되어 성북동 주민들을 대의하는 구의원을 초대해 열리는 간담회 자리이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주민 단체가 그간의 지역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구의원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일이 흔하지 않은 만큼, 구의원과 주민들 쌍방의 참여가 무척 기대가 되는 자리가 아닐 수 없었다. 주최 측에서는 성북구의회 ‘가’선거구 의원인 임태근(더불어민주당/민선 7기 성북구의회 전반기 의장) 의원과 한건희(자유한국당/도시계획위원회) 의원에게 참석을 요청하였으나 임태근 의원은 다른 일정으로 참석하지 않았고, 한건희 의원이 참석하여 주민들과의 이야기 자리를 갖게 되었다. 


성북동천 김기민 총무는 “오늘 행사는 6·13 지방 선거 이후 구의원과 주민들이 만나는 시간으로 마련한 자리”라고 말했다. “성북동 주민을 대의하게 된 구의원들에게는 공약과 의정활동 방향과 각오를 말하는 시간이, 주민들에게는 앞으로의 의정활동 목표를 알게 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주민과의 소통 채널 및 만남의 장소가 꾸준히 이어질 수 있도록 주민들이 많은 관심을 보여 달라고 했다. 이번 간담회 제안 단체인 성북동천의 김철우 대표는 “이런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찾아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처음으로 갖는 자리라 미진한 부분이 있겠지만 주민들의 더 많은 관심이 더 나은 자리를 만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인사말에서 밝혔다.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는 지역의 대표가 되어주시기를 바랍니다.”

사회를 맡은 성북마을살이연구회 홍수만 대표는 먼저 자리에 참석한 한건희 의원에게 당선 축하 인사를 건넸다. 당선자 중 최연소 의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한건희 의원(34)은 “초선 의원이자 청년 의원인 만큼 역동적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답했다.


정치에 직접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원래 미술을 전공했었어요. 그러다가 사진, 특히 영상 촬영 쪽에 관심을 가져서 영화 작업을 해 보기도 했습니다. 정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유학 후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현실에서 겪는 좌절이 있었어요. 취업도 그렇고. 그러다가 국회의원 선거 때 비서로 추천을 받아, 권신일 후보의 수행비서관으로 정치에 입문하게 된 게 3~4년 전입니다. 비서관으로 시작해서 홀로서기를 하게 된 건, 주민들과 만나면서 저 스스로 해보고 싶은 것들이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지역을 변화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를 만나면 주민들께서 늘 하시는 이야기가 ‘살면서 겪는 불편에 대해 구청에 민원을 넣어도 해결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갈등이 생길 때마다 구의원은 행정과 주민 사이에서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한편 견제와 감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것이 수월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았어요. 주민들이 구의원 만나기조차 쉽지 않은 이 현실을 바꿔보고 싶었습니다.”


한건희 의원은 성북동에서 태어나 학교를 다닌 이 동네 토박이라고 한다. 성북에 애정을 갖고 잘 알고 있다는 장점과 아직 초선이고 배워야 할 점이 많다는 면도 솔직하게 말하면서 주민들과의 대화를 이어갔다. 


간담회 초청을 받고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지방선거 운동 기간에 <동구여중 정상화를 위한 학부모 모임>이 마련한 간담회에 참여해 봤는데, 아무래도 주목을 받게 되고 부담이 없지는 않더라구요.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퇴근길 직장인과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는 대통령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힌 것처럼 이런 만남의 자리는 많이 갖고 싶습니다.” 


청년 의원으로서 성북에 어떤 청년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성북동은 청년들이 살기 좋은 곳이라고 말하기엔 어렵죠. 자립할 수 있는 바탕, 즉 일자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인구 비례상으로도 노령화가 심하고 청년들은 다 외지로 나가고 있죠. 저는 청년 문제의 해결은 일자리 문제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국가적으로 대책이 필요하죠.”


이날 간담회는 성북동 카페 디터틀에서 열렸다. (성북로18길 5 / ☏02-3674-0294 / 매주 수요일 휴무) 


성북에서 살아오면서, 혹은 주민들과 만나면서 가장 크게 다가오는 해결 과제가 있나요?

“현재로는 북정마을 재개발이 가장 큰 이슈일 것입니다. 속칭 ‘미아리 텍사스’ 개발과 연동된 개발계획인데, 각종 인허가 문제와 공동 재개발 구역 및 개인 개발 구역이 섞여 있다는 복잡함 때문에 한꺼번에 해결되긴 어려울 거예요. 시간을 들여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모든 재개발에는 명과 암이 있죠. 주민들에게 혜택을 주지만 한편으로는 주민을 쫓아내기도 합니다. 젠트리피케이션 위험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히는 게 성북동이기도 하구요. 재개발 문제는 찬반 의견이 너무나 극명하게 갈리는, 정치인으로서는 건드리기 힘든 문제이기도 합니다. 제 소속 상임위가 도시계획위원회인데요, 대책 마련을 위해서는 명확한 실태 조사가 앞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치 분권에서 구의원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성북구의 1년 예산이 6천억 원 가량 됩니다. 그 중에 고정 예산을 빼고 재량 예산이 3백억 원 정도인데요, 인구 42만의 자치구를 3백억 원으로 운영한다는 것은 사실 어렵거든요. 예산의 분배가 잘 되는지, 효율적으로 집행되는지, 예산이 새지 않는지 감시하는 일이 구의원이 할 일 중 첫 번째라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에서는 앞으로 지역의 풀뿌리 의원들과 주민들이 더 많은 소통의 자리를 가지기 위한 방법도 논의되었다. “국회의원들은 의정보고나 토론회를 자체적으로 개최하는데 지방 의원들은 그렇게 할 수 없는가, 구의회 안에서 일어나는 쟁점 상황에 대한 공청회나 간담회를 마련했으면 한다”는 주민의 의견에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할 장을 마련한다는 것은 중요하기 때문에 자리를 마련하는 일이 좀 더 쉬워지고 많아졌으면 좋겠다. 특히 이번에는 초선의원들이 많은데 초선들은 스스로 자리를 마련하기가 어려울 수 있고 법적 제약도 있는 만큼 주민들이 많이 불러주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한건희 의원은 “처음에는 긴장했지만 이야기를 하는 동안 점점 편해졌다”면서 “앞으로 이러한 소통의 자리에 많이 불러 달라”고 부탁했다. “구의회에서 받는 초선 교육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자리에서 배운 게 더 많습니다”라고 젊은 의원답게 적극적인 소통 의지를 밝혔다.


이번 간담회의 의의는 주민들이 구의원과의 만남을 제안하고 실현하였으며, 딱딱한 형식 대신 자유롭고 격의 없는 토론이 오갈 수 있는 만남의 장으로 좋은 모델을 제시하였다는 데 있다. 비록 1명의 구의원만이 참여한 현실적 한계로 각 의원의 정책 의지와 구상을 들어보고 비교해 볼 기회를 가지지는 못하였으나, 앞으로 이와 같은 자리가 계속 이어진다면 주민들과 기초의회의 벽을 허무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고 전망한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강조하며 우리 손으로 직접 우리의 뜻을 대의할 지역의 일꾼들을 뽑은 경험이 일곱 번에 달하지만 많은 주민들이 우리 동네 구의원이 누군지, 시의원이 누군지 얼굴조차 알지 못하며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모르고 지나치기 일쑤이다. 주민의 의견이 왜곡되지 않고 행정 기관을 통해 전달되어 공정하게 집행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들을 대의할 지역의 일꾼들을 제대로 뽑고 제대로 감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주민 단체가 직접 나서서 구의원 간담회를 주최한다는 이번 기획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이어져 더 많은 주민과 지방의회 구성원들이 참여하기를 바란다.   [끝] 



황선영은 삼십육쩜육도씨 의료생활협동조합 사무국장이자 성북마을기자단 소속이다. 지역과 공동체에 대한 소식을 글로 쓰고 있다.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 이야기」 12호는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2018 마을미디어 활성화사업》에 선정되어 사업비를 지원받아 간행되었습니다. 소개된 글은 2018년도에 쓰여져 잡지에 실렸으며, 2018 동 사업을 통해 웹진으로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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