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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북 Jul 17. 2017

지금 이 모습 그대로 살고 싶어요

[2호· 특집] 인터뷰|북정마을 주민 박정순(75세) 씨

안녕하세요!! 저희는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 이야기>라는 마을 잡지를 만들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물론 성북동에 대부분 거주하고 있으며, 누구보다도 성북동이라는 마을을 사랑하고 가꾸어 나가고 싶은 사람들이지요. 저희들은 ‘성북동천’이라는 모임에 속해 있습니다.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북정마을에서는 언제부터 살아 오셨나요?

성북동에 산지는 한 50년 정도 되었습니다. 원래 저희 할아버지(남편)는 서울 토박이고 저는 일산 옆의 운정이라는 시골에서 살다고 서울로 시집을 오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저희는 매사에 정직하고 또한 어떤 일에 대해서든 고집스럽게 지킬 것은 지키며 살려고 노력해왔습니다. 자식들도 그렇게 키워왔고요.


혹시 북정마을로 이사 오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나요?

처음에는 동국대학교 뒤편의 필동에서 결혼 후 신혼생활을 시작했지요. 그러다 분가하여 성북동 초입으로 이사와 살게 되었고, 이후에 지금의 북정마을에 집을 구입하게 되어 현재까지 살고 있습니다. 어느덧 그렇게 50년 이라는 세월을 여기서 살았네요.


지금까지 사시면서 북정마을이어서 좋은 점은 어떤것 들이 있으셨나요?

예나 지금이나 북정마을은 다른 어느 곳보다 인심이 좋은 살기 좋은 동네지요. 지금도 겨울 김장철이나 집안에 특별한 행사가 있는 날이면 이웃끼리 서로 일을 도우며 품앗이 하는 정이 남아 있고, 이웃 간에 우애가 깊어 친척들처럼 서로 가까이 지내고 있어요. 그리고 대부분의 마을사람들이 몇 십 년째 아래 윗집으로 지내 더욱 더 친근감이 들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속담에 이웃사촌 이라는 말이있는데 진짜 친척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 동안 이곳에 사시면서 불편한 점은 없으셨나요?

이곳에 살면서 특별히 불편하다고 느낀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예전에는 다 같이 어렵게 살던 시절이었고, 불편함 보다는 당연히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라 생각하며 살아 왔습니다. 서울에서 사는 일상의 모습이라 생각하니 불편함으로 느끼기 보다는 그냥 받아들이며 살아온 것 같아요. 주변의 대부분에 사람들 역시 비슷하게 살았던 것 같고요.  

그리고 비록 산꼭대기에 있는 마을이지만, 교통도 특별히 지금까지 별다른 불편 없이 지내왔습니다. 오히려 산꼭대기라 경치도 좋고, 공기도 좋아 찻길에서 먼 것이 더 좋기도 하구요.


혹시 남들은 잘 모르는 북정마을만의 특별한 장소가 있으면 소개 한 번 해주시죠.

글쎄요. 살아가기에 바빠 어느 곳을 특별히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삶의 터전으로서 살았으니 성북동의 모든 곳이 우리에게는 특별한 곳이지요.


우문현답이시네요…. 그래도 꼭 한 곳을 말씀해 주시면 어디가 기억나시는지요?

마을 주변을 보셔서 아시다시피 예전부터 북정마을과 함께한 성곽과 주변의 산들이 특별하다면 특별하다고 할 수 있죠. 무엇보다 서울이지만 공기가 다른 지역과 다르게 좋습니다.

예전에는 성곽 아래에 자그마한 개울이 있었어요. 마을에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면서 개울이나 마을주변의 조그만 동산 아래에 집을 지어 살기 시작 했었어요. 그렇게 해서 이 북정마을이 만들어진 것이지요. 지금은 모두 복개 공사를하고 길을 만들어 옛 모습이 남아있지 않게 되었지만요.


몇 가지만 더 여쭤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북정마을에 사시면서 이것만은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게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글쎄요. 굳이 꼽자면 성북동을 재개발 한다 뭐 이런 것 때문에 뒤숭숭한 것이요. 재개발 문제 때문에 이웃 간에 다른 의견이 생기고 다툼이 일어나기 시작했어요.

재개발은 북정마을에 사는 마을 사람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재개발보다는 현재 살고 있는 곳을 지켜가면서 새롭게 가꾸고 집도 새로 고쳐가며 그냥 이웃들과 어울려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냥 지금 이대로 살게 해 줬으면 좋겠어요.


지금까지 북정마을에 사시면서 기억에 남는 추억이 있으면 이야기 해주세요.

50년 전 북정마을에 처음 이사와 살게 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상수도가 없어 아랫동네에서 물을 길어다 사용했고, 연탄 배달비를 아끼기 위해 직접 커다란 고무다라를 머리에 이고 연탄을 나르기도 했었지요. 지금은 마을버스가 다니지만 예전에는 버스도 지금의 북정마을까지는 연결되어 있지 않았고요. 제 기억에 버스를 타려면 삼선교까지 걸어 가야했고 그 이후에는 성북초등학교 앞 까지 버스가 왔었어요. 그런 옛 기억들이 새삼 떠오르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좋은 추억은, 제가 2남1녀를 두었는데, 어려운 살림 속에도 자식들이 모두 특별한 말썽 한 번 없이 잘 커 주었다는 거지요. 이것이 다른 무엇보다도 부모로서는 마음에 남는 가장 좋은 추억이겠지요. 현재는 분가해서 잘 살고 있고 손자 손녀들도 모두 대학에 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살아온 세월동안 이웃들과 지내온 모든 것들 역시 좋은 추억이고요. 지금도 이웃들과 즐겁게 어울려 살려고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이곳에 살다가 떠나 지금은 다른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도 현재 친목계를 하며 정기적으로 만나서 옛 이야기를 하는 등 즐겁게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여쭤 볼게요. 혹시 앞으로 북정마을이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으면 하시나요?

뭐 특별히 어떻게 남아있길 바란다는 무슨 거창한 말 보다 그냥 지금의 있는 모습 그대로 있기를 바래요. 더불어 이웃 간에 정도 계속 남아 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당연히 재개발도 안 하고 이대로 변함없이 있는 그대로 살고 싶구요.


이렇게 긴 시간 내주시고 좋은 말씀 들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네, 수고하셨어요.


※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 이야기> 2호는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2014 마을미디어 활성화사업에 선정되어 사업비를 지원받아 간행되었습니다. 소개된 글은 2014년도에 쓰여져 잡지에 실렸으며, 2017 동 사업을 통해 웹진으로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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