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성북 Jul 24. 2017

성북동의 숨은 보물찾기

[3호] 성북동의 숨은 보물 찾기 | 글 최성수


그대여, 성북동 입새의

버즘나무가 물들기 전에 오세요.


길 복판 감나무에 감이 익을 때 오시면

그대,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거예요.


간송 미술관 가는 길

일렬횡대 은행나무 노란 잎이 눈길을 끌면


그대 어쩌면

걸어온 시간 저 아득한 너머로

되돌아가게 될지도 몰라요.


그대 문득 깨어나면 그때는 이미

함박눈 퍼부어 성북동 골짜기 온통 눈부시고,

매화꽃 복숭아꽃잎 냇물에 떠가고,

성곽 마을 사람들처럼 잎 그늘에 숨어

잠드는 시간이 흘러갈 거예요.


성북동 그 잎들 다시 물들기 전까지

당신은 영영 떠나지 못하리니


그대여, 성북동 입새의 버즘나무 물들기 전에

어서 오세요


※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 이야기> 3호는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2014 마을미디어 활성화사업에 선정되어 사업비를 지원받아 간행되었습니다. 소개된 글은 2014년도에 쓰여져 잡지에 실렸으며, 2017 동 사업을 통해 웹진으로 발행되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성북동천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