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스며듦.
오랜 망설임과 고민 끝에 누군가를 만났다.
나와 너무나 다른 사람. 모든 게 반대인 사람.
그렇게 누군가를 만나면서 나에게는 너무도 못된 버릇이 생겼다.
내 방식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 내게 꼭 맞춘 사람으로
너를 짓고 있던 나.
나는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은 채
너는 열 발자국 다가오길 바라던.
나는 너의 손 한 번 제대로 잡아주지 않은 채
너는 나의 손 열 번 잡게 만들던.
그렇게 네가 나에게 맞는 사람으로 변해가는 동안
나라는 사람은 또 한 번 욕심이 커졌다.
같은 곳을 바라보기보다
마주보기만을 바라던.
한 박자 기다려주기보다
먼저 앞서가 버리던.
그렇게 내가 너를 짓는 동안
너라는 사람은 또 한 번 참고 받아들였다는 것을.
어리석게도 끝을 말한 계절이 네 바퀴 돌고난 후에야 알았다.
네가 나에게 가르쳐준
사랑은 '지음'이 아닌 '물듦'임을.
그 봄,
나는 너를 지었고
너는 나를 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