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번째 스며듦.
커튼과 커튼 사이에 달이 비추었다.
한참이나 바라보고 앉아있던 것 같다.
그렇게 꽤 시간이 지났을 무렵, 달은 조금씩 그 자리를 떠나가고 있었다.
나는 처음 모습 그대로 앉아서 지켜보고만 있었는데, 그저 지켜만 보았는데.
이상하게도 달은 자꾸 오른쪽으로 기울어져갔다.
내가 앉아있는 이 자리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은 채,
달과 마주하고 싶었다.
너와 내가 이랬던 걸까?
난 항상 제자리에 있으면서
네가 늘 나만 봐주기를 바랐던 걸까.
달이 쉬지 않고 지구를 돌 듯,
너도 쉬지 않고 나를 돌고 있었다.
내가 믿으려 하지 않았을 뿐.
결국 넌 나를 비켜갔다.
내일 밤이면 달은 지구를 또 비출 것이지만,
너는 나를 다시 비추지 않을 것을 알기에.
커튼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