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스며들다

달이 떠나는 밤

아홉 번째 스며듦.

by 성은





커튼과 커튼 사이에 달이 비추었다.

한참이나 바라보고 앉아있던 것 같다.

그렇게 꽤 시간이 지났을 무렵, 달은 조금씩 그 자리를 떠나가고 있었다.

나는 처음 모습 그대로 앉아서 지켜보고만 있었는데, 그저 지켜만 보았는데.

이상하게도 달은 자꾸 오른쪽으로 기울어져갔다.


내가 앉아있는 이 자리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은 채,

달과 마주하고 싶었다.









너와 내가 이랬던 걸까?

난 항상 제자리에 있으면서

네가 늘 나만 봐주기를 바랐던 걸까.


달이 쉬지 않고 지구를 돌 듯,

너도 쉬지 않고 나를 돌고 있었다.


내가 믿으려 하지 않았을 뿐.


결국 넌 나를 비켜갔다.


내일 밤이면 달은 지구를 또 비출 것이지만,

너는 나를 다시 비추지 않을 것을 알기에.


커튼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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