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스며들다

그래, 그거면 된다.

열여덟 번째 스며듦.

by 성은




2017.05. In 성곡미술관




There's sunshine and fall in our hearts.



햇살이라고 다 같은 햇살이 아니었다.

내가 혼자 쬐었던 햇살과 당신과 함께 쬐었던 햇살은 분명 달랐으니까.


말도 안 되게 빛났던 그날의 햇살은 순식간에 나와 당신을 집어삼켰다.

더 따스한 곳으로. 더 깊은 곳으로. 차디찬 바람 따위는 느껴지지 않는 곳으로.


그렇게 당신과 한참을 걷다가 도착한 태양의 한가운데.

내 손을 잡은 당신의 손이 점점 뜨거워졌다.

당신은 조금 더 힘을 주어 내 손가락 사이사이를 채웠다.



혼자라면 느낄 수 없었을 그 뜨거움.

열애(熱愛).



우리가 만나기 전, 당신을 스쳐 지나간 수많은 햇살을 잊으라 할 순 없지만

그저 그 햇살보다 나와 함께 쬐는 햇살이 조금 더 따사롭길.


우리 지금 맞잡은 손에서 느껴지는 체온만큼만.

그거면 된다.





To love and be loved is to feel the sun from both sides. - David Viscott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은 양 쪽에서 태양을 느끼는 것이다. (데이비드 비스코트)







드라마 <신사의 품격> 명대사 中


"한 남자의 추억 속에 있는 첫사랑을 무슨 수로 이겨요. 단지 지금보다 더 드문드문 생각나게 하는 수밖에 없지. 잊히지 않는 사람 중에서 유일하게 나만 현재니까."



이 대사를 곱씹으며 글을 쓰게 됐어요.

그때의 햇살보다 나와 함께 쬐는 햇살이 더 따사롭길.

질투 아닌 질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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