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터 회
친구가 책방 오늘에서 블라인드북으로 샀던 책이라고 해서 궁금했다.
덴마크 배경이라 굉장히 이국적이다.
특히 덴마크인과 그린란드인이 많이 대비된다.
요즘 트럼프 때문에 그린란드에 관심이 생겼는데 그린란드인들이 덴마크에서 상당히 많은 차별을 받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문체도 독특하다.
북유럽 특유의 시니컬함.
차갑고 건조한데 희미한 온기가 스며 있다.
봄이 오는 동안 읽으니까 추우면서도 온기가 깃든 느낌이었다.
눈과 얼음, 자연과 문명, 그린란드와 덴마크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소설이었다.
쉽게 읽히지는 않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차갑고도 따뜻한 얼음의 온도가 온전히 느껴졌다.
본문
내가 살아온 삶은 내가 나 자신을 위해서 창조해낸 것이었고 나는 내 인생이 달라지기를 원치 않는다.
인생의 어떤 것도 단순히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가는 통로가 될 수는 없다. 마치 남겨놓고 가는 유일한 것인 양 매 걸음을 떼어야 한다.
슬픔을 달래줄 수 있는 말은 거의 없다. 말은 어떤 일이 되었건 해줄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그 외에 우리에게 있는 게 뭐란 말인가?
행복만큼 사람을 타락시키는 것은 없다. 행복으로 인해서, 우리는 이 순간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 또한 공유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가 현재의 나를 만날 수 있을 만큼 강인하기 때문에 나의 유년 시절도 마찬가지로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 모든 게 진실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에게 그렇게 하라고 말하는 사람을 믿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끝맺을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것들 뿐이다.
옮긴이의 말
이름을 알게 되는 순간, 어떤 사물도 더이상 같지 않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