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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밥을 먹는 건 익숙해졌다.
처음엔 그 조용함이 낯설었다. 수저 소리, 그릇 소리, 전자레인지 돌아가는 소리밖에 없으니까.
요즘 내가 자주 먹는 건 현미밥, 닭가슴살, 김. 먹는 시간보다 요리 시간이 더 짧은, 간단하면서 건강한 밥상이다.
그릭 요거트 위에 그래놀라를 올리고, 꿀을 둘러서도 자주 먹는다. 쇠 숟가락으로 휘휘 저으면서 입 안에 바삭거리고 달콤한 그 조합이 위로가 된다. 특히 밥시간이 되었는데, 배고프진 않고 뭔가 허전할 때 좋다.
혼자 먹는 밥상은 조용하다. 누구와 나눌 대화도 필요 없고, 누구를 위해 차린 밥상도 아니다. 하지만 그 밥상은 생각보다 잘 차려져 있다. 그게 오늘 내가 나를 살아냈다는 증거다.
말없이 먹는 밥, 그 안에 오늘의 감정이 녹아 있다.
말 대신 삼킨 하루, 그 속에 내가 버틴 시간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