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영원한 사랑

있기? 없기?

by 비열한백구

"나 사랑해?"


"응 사랑해"


"언제까지?"


"영원히"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순간의 그녀를

아직도 사랑하고 있으니까

순간이 담긴 한 장의 사진처럼.

빛바랜 추억이 되겠지만

그녀를 사랑했던 순간과 그 마음은 선명히

기억될 것이다.




왁자지껄 바삐 돌아가는 주변을

아랑곳하지 않고

다리를 꼬고 앉아 커피를 마시던 그녀를 생각한다.

주변이 슬로모션처럼 천천히 흘러갔고

음소거된 세상에서 들리는 것이라곤

'호로록 짭짭~'거리며 커피를 넘기는 그녀의 소리뿐이었다.


첫눈에 반했던가?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그 기억을 되돌릴 때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목 뒤에 난 잔털,

개나리색 카디건의 보풀,

발끝에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는 슬리퍼,

능숙하지 않은 마스카라로 인한 떡진 속눈썹,

커피잔을 든 손 잔등의 뼈,

햇살의 각도,

립스틱 색깔,

양말과 바지 밑단 사이의 복숭아 뼈,

그 공간의 온도와

그녀가 마시던 커피 향까지도


그렇게 떠오른 것들을

하나씩 고이 접어 한편에 챙겨 둔다.

언제든 다시 꺼내 보기 쉽도록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배신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