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뻔했다.
자주 걸어 다니는 길 위,
존재조차 모르던
그 작은놈이 길을 막아섰다.
쭈그려 앉아 그놈을 관찰한다.
좀 더 컸다면 피해 갔으려나?
돌이켜 보니 나를 넘어지게 만들었던 것은
대부분 작은 돌부리였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세상을 다 잃었다고 느끼기도 했었고,
태산이라도 만난 듯 주저앉아
울었던 적도 있었다.
털고 일어날 작은 용기면 충분했고,
잠깐의 부끄러움만 참아내면 되었던 것을
그땐 몰랐다.
내가 넘어진 게 작은 돌부리 때문이었음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