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정신병원의 담을 허물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많은 사람들이 정신과의 폐쇄적인 시스템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음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정신병원의 담장은 환자를 세상으로부터 격리시키는 것 만이 목적이 아니다.
바깥 세상에서 시작되는 여러 가지 스트레스로부터
환자를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정신병원에서는 2개월에 한 번 입원을 유지하겠냐는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가 있는데
대부분의 만성적인 환자들은 입원 유지를 선택한다.(보호 입원 제외)
일부이지만 입원생활을 선호하는 환자가 있고,
병원생활에 길들여져, 담장을 벗어나지 못하는 환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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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환자는 자신을 후계구도에 밀려
남한으로 쫓겨난 북한 사람이라고 소개하는데(망상)
퇴원을 하게 되면 죽임을 당할 것이라고 믿기에
병원 밖을 벗어나는 상황에 대해 극도의 거부감을 보인다.
역기능적 가정에서 자라난 청년은
퇴원 이후 부모님과 함께 지내야 하는 것이 정말 싫다고 했다.
"밥도 주고 옷도 주고 병원이 좋아요"
장기입원 중인 나이 많은 환자는 담장 안의 생활에 길들여져 있다.
"처음엔 싫겠지, 하지만 차츰 익숙해져. 그리고 세월이 지나면 벗어 날 수 없어.
그게 길들여진다는 거야."
영화 <쇼생크 탈출>
정신건강 요원이 되기 위한 수련과정 중 실습을 할 때였다.
실습 초기에 입원을 한 환자분이 2주가 지나고 퇴원을 준비하고 있었다.
"지겨워지면 퇴원을 시키더라구요."
여러 가지 증상으로 인해 입원 초기에는 시간의 흐름을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약을 먹고 상태가 좋아지면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고, 지루함을 느낀다는 것은 호전되고 있음을 뜻한다고 했다.
정신질환에 대한 무지로 인해
많은 사림들이 조기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시간을 흐름을 느끼지 못하고
자신이 만들어 놓은 가상의 틀 안에 지내다 보니
세상을 배우고, 소통해야 하는 시기를 놓쳐버리게 되었다.
그렇게 함께 살아가는 법을 알지 못한 채로 중년의 나이를 넘겨버린 그들 중에는
아이와 같은 순수함과 함께
외부세계에 대한 무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다.
하루 종일 천장을 보고 있거나, 혼자 중얼거리며 복도를 거니는 게
일상인 이들에게 퇴원과 사회생활을 위한 준비를 시키는 것이 진정 이들을 위하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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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장의 안전펜스 너머로 담배연기를 내뿜는다.
격자무늬로 덧씌워진 세상을 바라보는 눈빛이 아련하다.
손끝이 시린 계절임에도 환자들이 흡연장에
모여있다. 세상과 연결됨을 느낄 수 있고
바깥공기를 마실 수 있어 좋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