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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청바지

특별해지는 특별하지 않은 방법

by 비열한백구

청바지의 해진 부분이 결국 찢어졌다.

버리길 바라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옷수선집을 찾는다.


"예쁠 필요 없고요

색상 상관없이 아무 천 하나 데서

촘촘히 박아주세요."



<수선비 3000원>


기운 자국을

흐뭇한 미소로 어루만져 준다.


인터넷에서 대충 구입했던 청바지가

하나의 자국이 추가됨으로 특별해졌다.


다른 것들과 구분되는

세상 유일의 바지가 되었다.


긁힌 자국들과 그 자국에 스며있는

추억까지 담고 있어
값을 메길 수 없다.


그렇게

오롯이 나만의 것이 되었다.




- 사용하고 있는 물건에 생기는 긁힘들이 싫지만은 않습니다.

- 새 제품일 때 보다 그런 자국들이 있어야 더 정이 갑니다.

- 일부러 긁지는 않습니다.

- 남이 긁은 것에는 관대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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