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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열한백구 Jan 14. 2020

행운

은 이미 당신에게 있다.

꼬일 대로 꼬인 하루를 마감하고

지칠 대로 지친 몸을 겨우 집으로 끌고 왔다.

의자에 몸을 기대고.

하얀 벽과 나 사이의 어딘가를 멍하니 바라본다.


한참을 그러고 있는데

탁자에 대충 던져둔 지갑이 눈에 들어온다.

두어 달 전 사놓은 복권이 밖으로 삐져나와있다.


별생각 없이 당첨번호를 맞추어 본다.


'오 4등~!'

오만 원에 당첨되었다.


종이 조각에 불과하던 녀석이

행운의 상징이 되었다.

불운의 아이콘 인양 한숨을 내쉬던 입꼬리가

점점 올라간다.


신대륙을 발견한 것처럼

들뜰 필요가 있을까?

알지 못했을 뿐

두 달 전부터

지갑 구석을 차지하고 있던 녀석인데


지금 당장

당신 지갑 속 어딘가에 처박혀 있을

행운을 꺼내 보길 바란다.

지급기한이 지나면 휴지조각이 되어버리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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