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쓰면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서로의 눈을 들여다보게 되고
우리는 그 안에 우주를 발견하게 됩니다.
서로의 눈을 들여다봅니다.
참 신비하고, 아름답습니다.
이렇게 예쁜 눈을 그동안 보지 않았던 것이 아쉽습니다.
십여 년 전
수술실에서 근무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마스크와 수술모를 쓰고,
조용한 수술실을 바라보던
반짝이던 눈망울이 떠오릅니다.
진행 중이던 수술과는 별개로
눈빛만으로도 참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수술실을 벗어나 마스크를 벗어버리게 되면
그런 마법 같은 순간은 사라집니다.
눈 맞춤과 그 안에서의 대화가 아쉽지만
이내 상대가 던져주는 언어적인 신호에
집중을 하게 됩니다.
의사소통은 언어적인 부분과 비언어적인 부분으로 나뉩니다.
비언어적인 부분이 7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언어적인 부분에만 집중합니다.
30%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상대가 던져주는 언어는 명확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쩌면 그동안 30%만큼만 서로를 이해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고작 30%로 상대를 판단했고
그 30%로 상대를 미워했습니다.
상대가 던져주는 신호에만 집중한 채
관찰하고, 바라보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했음을 인정합니다.
더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음을 깨닫지도 못했던
지난날을 반성해 봅니다.
마스크를 벗어버릴 날이 곧 옵니다.
마스크를 벗어버리면
서로의 눈을 바라보던
마법 같은 순간도 사라져 버릴 겁니다.
마법이 사라지면 우리는 다시
30%만큼만 서로를 받아들일 겁니다.
70%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채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