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ngry
Angry
Lonely
Tired
음주 충동을 이겨내기 위해 피해야 할 4가지이다.
배고픔. 화남. 외로움. 피곤함.
이 중 그나마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배고픔이 아닐까 싶다.
6:30 AM
나이트 일을 얼추 마무리 지어놓고
교대근무자를 기다리고 있는데
환자 한 분이 간호사실 문을 두드린다.
"오늘 외출 신청을 해 놓았습니다."
아침식사 후 외출 나갈 것을 권했지만
마음은 이미 병원 밖을 나선 눈치이다.
이 분은 외출을 나가자 말자 소주를
사 드시는 분이다.
술을 다 깨고 귀원하기도 하고, 가끔은 미귀원을 하기도 하며
음주상태로 귀원하여 소란을 피우기도 한다.
여러 가지 치료적 목적으로 9AM 이후에 외출을 나가야 한다는 규칙이 있지만
해도 뜨기 전에 병원 밖을 나서야 하는 이유는 수만 가지 쯤 있다.
간호사실 냉장고에 있는 우유를 꺼낸다.
밤 근무자들을 위해 병원에서 제공하는 우유이다.
"그럼 이거라도 드시고 가세요"
우유 한 팩으로 채워질 리 없는 배고픔과 음주 충동이라는 것을 잘 알지만,
빈 속으로만 느낄 수 있는 첫 잔의 짜릿함만큼은
막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