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시 대부분 저가 항공을 이용한다.
그중 에어아시아를 선호한다.
편도 금액이 왕복의 절반 가격이라
다구간 이용 시 특히 유리하다.
일단 부산-쿠알라룸푸르 왕복 티켓을
일정에 맞게 끊고,
이후에 쿠알라룸푸르에서 가고 싶은 곳에 맞게
다시 티켓팅을 한다. 바로 환승을 하는 티켓보다 저렴하기에 자주 이용하는 방법이다.
(시간적 여유가 있고, 이동 여정까지도
여행으로 포함시키시는 분께 권합니다.)
그러다 보니 쿠알라룸푸르에 자주 가게 되고
꼭 들리는 맛집도 생겼다.
인도네시아 롬복으로 가기 위해 먼저 쿠알라룸푸르로 가고 있다.
자다가 다리가 저려서 깨어보니
앞 좌석이 뒤로 젖혀져 있다.
무릎이 눌러져서 다리가 저렸나 보다.
잠시 뒤
앞사람이 잠에서 깼는지 옆의 일행과 이야기를 나눈다.
의자를 앞으로 세워줬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다리로 지긋이 밀어 본다. 앞사람은 분명 이런 내 마음을 알아챈 듯한데
뒷사람의 불편보다 본인의 편안함이 우선인듯한
제스처를 보인다.
저가항공을 이용하다 보면
저렴한 가격으로 인한 불편을 감수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저가항공에 익숙한 사람들은 좁은 좌석의 불편함을 서로 알기에 장시간 비행에도 의자를 뒤로 젖히는 일이 거의 없다.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개의치 않고 의자를 젖힌다.
손을 뻗으면 얼굴을 만질 수도 있을 거리이다.
의자를 젖히는 것은 앞사람의 권리이고,
얼굴을 붉히고 싶지도 않아 컵라면을 주문했다.
라면이 도착하고 앞좌석을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스튜어디스가 앞사람에게 좌석을 세워 줄 것을
요청한다. 시스템과 약간의 돈을 사용하여
내 공간을 다시 확보했다.
라면은 먹지 않을 것이다. 먹어도 한참 뒤에나 먹을
예정이다.
앞사람의 뒤통수가 '라면 먹는 소리가 왜 들리지
않지?'라고 말하는 것 같다.
한국에 게스트하우스가 처음 생겼을 때
저렴한 호텔쯤으로 생각한 고객들의 희한한 요구에 맞춰 서비스가 추가되고 거기에 따라 가격도 상승해버린 이상한 현상을 본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한국의 게스트 하우스는 뭔가 기형적이다.
백반집 가서 인당 몇만 원짜리 한식집 수준을 요구하는 것이 이상한 것임을
아는 것처럼 저가항공이나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할 때는
거기에 맞는 마음가짐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틀을 돌아서 목적지에 도착했다.
조금 아끼려다 더 큰돈을 써버렸고,
제한된 정보만 가지고 움직이다 보니
현지인의 조언을 사기행각으로 치부해 버렸다.
예약했던 숙소는 공중분해되어버렸고,
급하게 다시 잡은 숙소는 평소 내 지출에 맞지 않은
금액이다. 헛웃음이 나온다.
고생해서 도착한 남반구에서
나는 손바닥만 한 핸드폰 액정이나 들여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