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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성호 May 11. 2020

캄폿, 보코산 그리고 폴_Kampot, Cambodia

영화 <알 포인트> 촬영지에 다녀오다.

바탐방의 박쥐동굴

빠르게 움직여 다니고 있는 느낌이다. 씨엠립에 있다가 어느새 바탐방에서 박쥐동굴과 킬링 케이브도 보고, 현재는 캄폿에 와있다.


현재 내가 머물고 있는 캄폿은 아직까지 유명한 도시는 아니다. 오히려 여기 캄폿보다는 이곳에서 서쪽 바다를 향해 조금만  이동하면 만날  있는 ‘프레아 시아누크  유명하다. 유럽 배낭여행객들의 비밀스러운 , ‘꼬롱 비치’로 연결해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캄폿은 그저 ‘프레아 시아누크 가기 위한 관문의 역할을  뿐이다. 날씨가 좋지 않다거나 시즌을  맞춰 오지 못한 사람들이 ‘꼬롱 비치’를 포기하고 이곳에서 머물며 쉰다. 이곳에서 살거나, 이곳을 찾는 외국인들도  되는 듯하다. 우리의 호스텔도 밤만 되면 옥상에서 열리는 파티 소리로 시끄럽다.

캄폿의 상징 ‘두리안 교차로’ / 캄폿의 강 ‘프리엑 투 추’


캄폿의 보코산을 다녀왔다. 영화 < 포인트> 촬영지가 되었던 곳이라 해서 관심이 생겼다. 보코산은 캄보디아가 프랑스의 식민지배를 당했을  프랑스인들의 휴식처가 되었던 곳인데,  당시에 지었던 리조트와 카지노가 허름한 모습으로 아직 남아 있다. 그리고 그런 건물 중에 하나가 영화 < 포인트> 촬영지가  것이다. 도대체 영화 로케이션 담당자는 이런 곳을 어떻게 찾아냈을까?  당시에 이런 곳을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지만 로케이션 담당자가 감탄스러우면서도 부럽다. 그들의 DB  부럽다. 내가 여태 다녀온 곳들도 나중에 나의 DB로서 쓰일  있을까? 나도 누군가가  모르는 멋진 곳을 발견해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부지런히 다녀야겠다.


안개가 자욱한 오르막길


보코산을 오르는 길은 꽤나 험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야만 했는데, 날씨가 너무 좋지 않았다. 안개가 너무 심해   앞이 보이지 않았고, 언덕길에서 폭우가 쏟아지니 오토바이 운전이 힘들었다. ‘이왕   조금만  가자 생각으로 결국 끝까지 올라, 이곳저곳 구경하고 왔다. 영화 < 포인트> 촬영지가 되었던 곳은 리모델링으로 화려하게 변한 모습이었지만, 안개가 자욱하게  덕분에 영화  건물처럼 느껴졌다. 다만 아쉬운 , 보코산을 소개하는 영상에서 동남아시아의 마지막 남은 정글이라는 표현을 듣고 그런 모습을 기대했으나, 이미 아스팔트도 많이 깔리고 관광지로서 개발이 많이  모습인  아쉬웠다.


보코산 정상의 리조트


태국에서 캄보디아로 넘어올  오스트리아 친구 폴을 만났다. 함께 차량을 셰어 한 사이다.  덕에 캄보디아 이곳저곳을 누비고 있다. 나는 씨엠립과 프놈펜만을 생각하고 캄보디아에 왔지만, 폴은 오래전부터 동남아시아 여행을 계획하면서, 캄보디아의 다른 곳들도 많이 알아 왔나 보다. 바탐방이라는 곳도, 캄폿이라는 곳도 모두 폴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사실 폴과 함께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빼앗겼다는 느낌을 받는다. 스스로를 찾고자, 혼자 역경을 헤쳐나가며 깨달음을 얻고자,  오롯이 혼자가 되고자 떠나  여행인데, 동행을 ‘따라다니기 하고 있으니  이런 느낌을 받는 게 이상하지 만은 않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내가 자기 주관이 또렷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뭔지 몰라 선택하지 못하니 동행의 선택을 따라갈 뿐이다. 그걸 알면서 합리화를 위해 괜한 남 탓을 해보는 거다. 분명 동행들과 함께하며 누릴  있는 장점들도 많았고, 게다가  시간이 정말 없었던 것도 아니면서 괜히 그들 때문에  맘대로 선택하지 못한다며 심술을 부리는 거다. ‘아무렴 어떤가하는 생각으로 애써 자위해 보지만, 나는 여전히  ‘선택’ 하지 않는다. 아니  한다. 스스로의 합리화를 위해 그들을 나의 시간을 빼앗아간 도둑놈 취급하는 스스로가 자꾸만 한심하게 느껴진다. 도대체 내가 원하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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