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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성호 May 11. 2020

미래의 역사는 우리다_PhnomPhen,Cambodia

반복 되어선 안 될 참혹한 역사

킬링필드와 뚜올슬랭 수용소에 다녀왔다. 말로만 듣던   눈으로 직접 보니 믿기지 않는다. 괜히  손이 모아지고, 발걸음이 조심스러워진다. 오디오 가이드에 나오는 설명을  문장이라도 놓치지 않고 하나하나 자세하게 기억하고, 잊어선   것만 같은 곳이었다.


좌 - 위령탑 / 우 - 정문 (킬링필드가 있는 ‘청 아익 고문 박물관’)


  모두 캄보디아의 참혹한 역사를 품은 장소이기에, 모든 부분이 조심스럽다. 둘러보는 내내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기 힘들었고,  사람과 작은 소리로 대화를 나누기도 힘들었다. 심지어 지금 이렇게 글을 적는  또한 그들의 안식에 방해가 되진 않을까 굉장히 조심스럽다. 이렇게 그곳에 대해서 글을 써내는 일이 그들의 평온을 방해하는  아닐까?

도대체 그는 어떤 세상을 원했기에 이렇게도 수많은 사람들이 학살을 당해야만 했을까? 도대체 믿음이 뭐길래, 사상이 뭐길래,  없는 사람들이 영문도 모른  죽어야 했을까? 불과  대학살이 일어난  50년도  되지 않은 일이라는  믿기지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니 실제로 지금 어딘가에서는  다른 학살이 일어나고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를 기억하는 사명에 참여하게  것이다.’  곳을 투어 하며 들었던 오디오 가이드  한마디이다.


사실 이곳이 ‘관광지카테고리에 들어가는  불편하다. 분명 관광을 위한 곳은 아니니까. 하지만 이것은 보다  많은 사람이 기억하게끔 만들기 위한 어쩔  없는 선택이었을 테다. 이곳은 기억되어야 하는 곳이니까.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에 대하여 사명감을 품고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데에 이바지할  있게끔 만들어야 하는 곳이니까.
나뿐만 아니라  곳을 방문한 모든 이들에게 사명감이 생겼음을 느낀다. 웃고 떠드는 일은 없이 슬픈 이야기들 투성이지만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기억하고  곳의 슬픔을 알려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오래 기억해서  잔혹한 일이 반복되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 기억하는  자체로 지금 당장 크게 달라지게 만들  없다. 기억한다고 해서 희생자들이 살아 돌아오는  아닐 테니까. 다만 혹여나 이런 슬픈 일이 반복되려고  ,  역사를 떠올리며 맞서 싸울  있을 것이다. 혹은 어쩌면 지금 어딘가에서 자행되고 있을 수도 있는 학살을 중단시킬  있을 것이다. 기억의 사명을 품고서 다시 있어서는   희생을 막을  있을 것이다.




  모두 한국의 슬픈 역사와 접점이 많다. 과거에 우리나라에도 수많은 학살이 있었고, 뚜올슬랭 수용소는 우리나라의 ‘서대문 형무소 닮은 점이 많다. 나는 그곳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있을까? 얼마나 많은  기억하고, 다른 이들에게 함께 기억하자고 이야기할까? 해외의 관광지를 다니면서 관련 위키백과를 수십 , 수백  읽었지만,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았던 스스로가 부끄럽다. ‘서대문 형무소’, 무겁고 진중하게 기억되어야만 하는 곳이 친구들과 노닥거리며 도시락 까먹기 바빴던 추억의 장소로서만 존재하는  부끄럽다. 부끄럽지만 이제라도 사명감을 가지고 바라볼 필요가 있겠다.

아버지가 ‘지금 강조하시며 해주신 말씀이 생각난다. 사실 건강을 챙기라고  해주시는 말씀이지만, 과거의 내가 지금의  만드니, 지금의 나는 미래의 나를 만든다라고 말씀하시곤 한다.
역사도 마찬가지지 않을까? 과거의 역사가 오늘을 만들고, 다시 오늘은 미래의 역사가  것이다. 아팠던, 잔혹했던, 과거의 일들이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다. 자유를 위해 싸우고 투쟁하신 분들이 지금의 빛을 만들었다. 우리는  빛을 미래의 사람들에게  넘겨줘야  책임이 있다. 미래의 역사는 우리다.


안식을 기원하며 남긴 관광객들의 흔적


부디 아무  없이 죽임을 당한 그들이  건너의 세상에선 편안하기를, 그리고 그들의 아들 , 손녀 손자들의 세상엔  이상의 이런 비극이 없기를, 웃음꽃만 만연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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