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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효샘 Dec 19. 2017

8. 성공하려면 절제하라고?

다이어트, 자존감부터 다시 쓰다

불과 몇 해 전에 무언가를 먹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던 시절, 그 시절 나는 삼겹살을 비롯하여 온갖 고기와 술을 즐기면서 살았고, 폭식과 폭음을 반복했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은 일정하지 않았고 식사량도 일정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 상태는 비교적 양호했다.


돌아보면 어린 시절 엄마가 잘 챙겨먹이던 세끼 밥이 그 시절 그렇게 폭식과 폭음을 반복하던 내 몸을 보호했던 게 아닌가 싶다. 고기가 없으면 식사를 하지 않던 아버지와 달리 엄마는 고기를 싫어했고 채소와 과일을 좋아했다. 어릴 때부터 엄마는 우리 삼남매에게 아침마다 과일과 채소를 먹였다. 먹기 싫은 채소를 먹느라 고역이었지만 말이다.

...


그리고 어느해인가, 친가의 어른들이 암으로 돌아가시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여섯 형제 중 암에 걸리지 않은 분은 한 분도 없었고, 일흔 다섯을 넘긴 분도 없다. 할아버지, 할머니 모두 암으로 돌아가셨다. 마지막으로 아버지가 직장암에 걸려 항암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나는 고기를 멀리하기 시작했다. 물론 말은 멀리했다고 적지만 사실 '입'은 그 맛을 기억하고 있어서, 지금도 여전히 고기가 맛있다. 좋다. 먹고 싶다.


끝내 아버지는 지난 해 1월 직장암으로 돌아가셨다.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정신이 온전하고 아직 말을 제대로 할 수 있을 때 내게 했던 말은 이랬다.

"술 먹지 마라. 고기 먹지 마라."


미즈노 남보쿠의 《절제의 성공학》은 내게 아주 적절한 순간에 찾아와주었다. 슈퍼리치 김승호씨와 월드스타 비가 추천한 책이고 김새해 작가가 추천한 책이었다. 절제하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간단한 내용의 책이지만 여기서 가장 핵심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다른 무엇도 아니다. 음식이었다.


그러니 이 책을 요약한다면 이런 문장 정도로 할 수 있겠다.

"음식은 곧 생명입니다.

우리 몸은 쓰레기통이 아닙니다.

몸에 쓰레기를 집어넣듯이 아무 거나 마구 집어넣지 마세요.

음식을 절제할 수 있으면 다른 것도 절제할 수 있습니다.

성공하고 싶다면 나 자신을 절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지은이는 이 책을 네 번 읽으라고 했다. 나는 400번은 읽으려고 마음먹었다. 두고두고 곁에 놓고 읽어서 절제를 몸에 새기려고 한다. 나는 지은이가 한 말을 충분히 이해했다. 음식을 절제할 수 있으면 다른 무엇도 할 수 있다. 그 정도로 어려운 것이 음식을 절제하는 일이다. 그 정도 의지라면 무슨 일을 못 하랴, 그의 말은 적어도 내겐 하나의 깨달음으로 다가왔다.


음식을 절제하는 이는 당연히 돈과 물질도 절제한다. 탐욕스럽지 않고 자신의 것이 아닌 다른 이의 것에 탐을 내지 않는다. 주변의 것들을 소중하게 대하고 사랑한다. 시간을 아끼고 먹는 것을 소중하게 여긴다. 당연히 주변 사람들에게도 겸손하며 친절해진다. 모든 것이 감사하니 말이다.


어떤 이는 이 책을 읽고 몸무게가 저절로 7킬로가 빠졌다고 했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시간도 물도 불도 땅도 음식도 모두 아끼고 절제해야 한다는 걸 배웠다.


문득 아버지가 생각났다.

아버지는 폭음과 폭식을 반복하던 삶을 살았다. 아버지처럼 살지 않기로 나는 굳게 마음먹었다.


건강하고 싶다면,

성공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식탐부터 멀리해야 할 것이라고 가슴에 새겼다.


책의 가르침을 한 글자, 한 글자 새기고 나니 음식을 대하는 자세 자체가 달라지게 됐다. 음식은 생명이 담긴 소중한 것이니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허겁지겁 먹는 습관은 아직 남아있지만 적어도 식당에서 식판에 음식을 수북하게 담는 일은 없어졌다. 이미 가진 것을 또 사기 위해 쇼핑을 하는 일이 완벽하게 사라져버렸다. 지금 가진 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게 된 것이다. 변화가 시작되었다. 책 한 권으로 말이다. 그 시작은 미약했지만 그 변화는 나비효과처럼 모든 것을 변화시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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