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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효샘 Dec 19. 2017

누가 내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 나는 이미 꽃이었다

다이어트, 자존감부터 다시 쓰다

스쿼트를 꾸준히 하는 것과 동시에, 

내 라이프 스타일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고, 

저녁에는 간단한 명상과 기도로 잠이 든다. 


살이 빠지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하면서 음식을 먹지 않고, 

모든 음식에 깃든 생명의 기운과 에너지를 감사해 한다.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소중하고 귀하다는 걸 

이제는 잘 알기 때문이다. 


누가 시켜서 하는 기도가 아니라, 

그저 감사함과 기쁨에서 나오는 웃음으로 

음식을 맞는다. 


죄책감을 가진 상태에서 많은 음식을 배터지게 먹지 않고, 

일부러 저녁을 쫄쫄 굶으면서 

하루 동안 먹은 칼로리를 따지지도 않는다. 


음식은 귀한 것이다. 

살아있는 것에서 온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 건강하게 오래 살아가는 삶을 위해 

몸에 좋은 야채와 과일을 먹기 시작했다. 


몸이 슬림해지면서 잃었던 라인이 살아나기 시작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저울 위의 눈금에 연연하면서 죄책감을 갖지도 않을 뿐 아니라, 

사실 크게 관심도 없다. 


이상하게도 마음이 그렇게 편안해지면서 오히려 

전에 입던 모든 옷들이 다시 맞기 시작했다. 


그렇게나 빼려고 빼려고 안달할 때는 안 빠지던 살들이

언제 그랬냐 싶게 시나브로 몸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게다가 피부도 좋아졌고, 

눈동자에도 생기가 돌고, 

웃음도 많아졌다. 

게다가 통장에 잔고가 생겼다. 


쇼핑을 하지 않아도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돈을 쓰지 않으니 그냥 저절로 모아지게 된 것이다. 전에는 있으면 있는 대로 모두 썼지만 이제는 자유롭고 편안한 삶을 위해, 무엇보다 내 자신을 위해 저축하게 됐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변화 하나, 

이제는 다른 누가 나를 평가하는 말에 하늘이 무너질 것처럼 슬프진 않다. 전에는 한 마디 한 마디가 새겨지듯 아팠다. 그런데 나는 나의 내면의 평가를 더 소중하게 생각한다. 


결론을 말하자면 

나는 지금의 내가 아주 마음에 든다. 


물론 다이어트가 필요해지면 할 것이다. 

그러나 전처럼 음식을 앞에 두고 

나를 학대하거나 자책하는 일은 

단언컨대, 

없다.


그러기에 나는 너무 소중한 사람이니까 말이다. 


나는 그 누가 불러주어서 꽃이 된 게 아니다. 

나는 그 누가 부르기 이전에 이미 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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