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일자리 말고 취업을 할 수 있게 해 줘요.

68세 나이에 돈을 벌어야 하는 현실

by 이서명

4년 전, 아내가 아팠다. 사업을 접고 간호에 전념할 수밖에 없었다. 장례식장 업계에서 직원으로 시작해서 내 사업을 운영기까지 30년 넘게 일해왔고 사업도 안정적이었지만, 아내가 더 중요했다. 그렇게 장례식장을 정리하고,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세탁소 보조 업무였다. 큰돈은 못 벌어도 최소한의 생활은 가능했다.

그렇게 4년이 지나고,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집이 재개발돼서 이사를 가야 했고, 새집 보증금과 이사비용이 필요했다. 갑자기 돈을 더 벌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세탁소 일로는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었다.

취업을 다시 시도했는데 쉽지 않았다. 노인일자리로는 부족했고 일반 취업을 알아보려고 했지만, 68세의 나이를 반겨주는 곳은 없었다. 주변에서는 “이 나이에 무리할 필요 있느냐”라고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노후는 안정적일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었다.


지인의 소개로 취업센터를 찾아갔다. 상담사는 현실적인 조언을 해줬다.

“취업을 하시려면 경비나 청소 같은 일이 가능한데, 격일근무자 주말에 근무해야 하는 일도 많습니다.”

어떤 일이든 상관없었다. 하지만 아내를 돌봐야 했기 때문에 격일 근무나 주말, 야간 근무는 되도록 피해야 했다. 그러면서도 노인일자리보다는 임금이 높아야 했다. 어렵다는 것을 나도 알지만 어쩔 수 없다.

몇 군데 면접을 봤다. 하지만 결과는 계속 ‘불합격’이었다. 단순히 나이 때문만이 아니라, “경력이 없다”는 이유로 떨어졌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다. 지인들한테 물어보니 화물차 배송일이라면 할 수 있지 않겠냐고 했다. 그래서 화물운송종사자 자격증을 취득했다. 화물 운송이라도 하면 돈은 좀 더 벌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화물 배송도 요즘은 예전만큼 소득이 많지 않다고 들었다. 차 값, 기름 값 하면 본전 찾기도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 나이에 하루 종일 차 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 하는 고민도 깊었다.


면접에서 계속 떨어졌다. 이제는 더 이상 기대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그동안 도움을 준 상담사에게 인사는 해야 할 것 같아서 마지막으로 취업센터를 찾았다. 상담사는 내 얘기를 듣더니 “한 번만 더 시도해 보자”라고 했다.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면접을 보러 갔다.


“같이 일해봅시다.”

면접을 본 대표가 마음에 든다고 했다. 이전에 일 하던 분도 75세까지 일을 하다가 퇴직하셨단다.

그렇게 시작된 일이 물탱크 소독 및 청소였다. 육체적으로 힘들지만, 근무 일정이 맞았고, 수입도 나쁘지 않았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도전했던 일이 이렇게 마무리될 줄은 몰랐다.

취업이 이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다. 하지만 결국 방법이 있었다. 문제는, 포기하지 않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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