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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hillip Aug 02. 2020

마닐라 일기 (2)

옹핀 스트릿 (Ongpin Street)


Arch of Good Will을 통해 옹핀 스트릿(Ongpin Street)으로 들어설 수 있다.

 옹핀 스트릿은 마닐라 차이나타운의 중심부를 관통한다. 비논도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로렌조 루이스 광장과 산타크루즈 광장을 연결하고 있다. LRT 카리에도 역을 이용할 시 산타크루즈 교회 방면으로 나와 부스토스 스트릿(Bustos Street)을 따라 걷다가 산타크루즈 광장에서 우측 건너편으로 보이는 Arch of Good Will로 들어서면 바로 옹핀 스트릿으로 이어진다. Arch of Good Will은 한눈에 보아도 여기가 차이나타운으로 통하는 길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만큼 확연히 주변의 건물과는 구분되는, 흡사 동양풍 개선문을 연상시키는 모양을 지니고 있다. 

마닐라 차이나타운에서도 맥도널드에서는 영문표기와 함께 한자어로 麦当劳, 마이당라오를 병기한다.  

 만약 중앙역 LRT역(Central Terminal Station)을 이용한다면 마닐라 중앙 우체국 방향으로 나와 마갈랴네스 드라이브(Magallanes Dr.)를 거쳐 존스 브릿지(William Atkinson Jones Memorial Bridge)를 건너 그대로 퀸틴 파레데스 로드(Quintin Paredes Rd.)를 따라 걸으면 된다. 걷다 마주치게 되는 비논도 교회 우측으로 옹핀 스트릿을 가리키는 이정표를 발견할 수 있다. 이정표와 함께 필리핀의 잊혀진 영웅 로만 옹핀의 동상도 찾아볼 수 있다.


작년 11월 원형에 가깝게 복원되어 새로운 모습을 공개한 존스 브릿지 (William Atkinson Jones Memorial Bridge)

  옹핀 스트릿, 그 이름의 연원은 1890년대, 300여 년의 스페인 식민지배를 끝내고 필리핀의 자주독립을 부르짖었던 카티푸난 민중봉기의 주축, 중국계 사업가 로만 옹핀의 이름에서 비롯한다. 재정적 지원, 은신처 제공 등 스페인 식민정 시기부터 카티푸난의 독립운동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였던 그는 미서전쟁 이후 필리핀에 대한 지배권을 이어받은 미군정 시기에도 계속해서 필리핀의 독립을 위한 활동을 지원하다 1900년에 투옥되기에 이른다.

옹핀 스트릿으로 향하는 길목을 가리키는 이정표
비논도 교회 건너편으로 로만 옹핀의 업적을 기리는 로만 옹핀의 동상과 작은 공원(Don Roman Ongpin Monument )이 마련되어 있다. 

 옹핀 스트릿엔 맛집이 많기로 유명하다. 초입부터 홍등으로 화려하게 수놓아진 거리엔 예산에 맞춰 선택이 가능한 수많은 중국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다. 면, 만두, 훠거, 룸피아 등으로 유명한 맛집들을 꽤 여럿 찾을 수 있고, 100년 이상 한 자리에서 호피아를 팔아온 것으로 잘 알려진 잉비틴이나 홀란드와 같은 중국식 디저트를 전문으로 파는 가게들도 여럿 있다. 아침 여섯 시면 문을 여는 카페  메자닌의 경우 꽤 많은 중국계 필리핀인 친구들이 자주 들러 콘지(죽과 비슷한 형태의 음식)와 만두로 아침을 대신하는 곳이기도 하다. 거리 곳곳에서 중국에서 건너온 식재료와 화려한 장식을 파는 점포들 또한 찾아볼 수 있다. 거리를 따라 걷다 보면 두세 군데 정도 착즙기로 사탕수수를 짜내 즉석에서 사탕수수 쥬스를 만들어주는 좌판이 있다. 과거에는 이렇게 사탕수수즙으로 만든 쥬스를 파는 좌판들을 마닐라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그나마 비논도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즉석에서 사탕수수 즙을 짜 쥬스로 만들어 파는 행상의 모습


지난 2015년 중국과 필리핀의 정식 수교 40주년을 기념하여 새롭게 건립된 아치, 작년 11월 복원된 존스 브릿지의 모습, 그리고 흡사 홍콩을 연상시키는 퀸틴 파레데스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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