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걸 나누고 싶어서

by 오월

선물할 때 곤란한 순간은 언제일까?

무리하게 비싼 선물을 바랄 때? 불평은 아니지만 숨 쉬듯 평가를 하는 사람에게 선물할 때? 상대방과 나와의 관계가 애매해서 선물할까 말까 고민되는 관계?

모든 상황이 다 곤란하다. 하지만 내가 선물을 할 때 가장 힘들었던 사람은 '취향'이 없는 사람이었다.


나름 좋아하는 것이 명확하게 있을지도 모른다.

"음... 딱히 필요한 게 없는데....."

이 말을 듣는 순간, 맥이 탁 풀린다. 선물하는 입장에서 맥 빠지는 소리란 걸 알지만 나 또한 저 대답을 할 때가 있다.


딱히 필요한 게 없어

라는 말은, 필요한 건 이미 내가 구매했고..! 갖고 싶은 걸 요구하기엔 금액대가 터무니없이 비싼 물건이란다..!!! ....라는 소리다.

애초에 돈으로 있었다면 내가 쇼핑몰을 뒤져가면서 사고 싶은 물건에 보태 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선물로 현금은 좀 그렇지 않은가. (뭔가 좋은데, 좀 성의 없게 느껴지고 좀 애매해)


선물하는 입장에서 취향이나 관심분야가 확고한 사람이면 오히려 선물을 고르기 쉬워진다.

어렸을 적엔 "너는 이거 선물해 주고, 너는 이걸로 선물해 줘!" 하고 당당히 요구하는 애들을 보면 입이 떡 벌어졌다. 아니, 나한테 선물 맡겨놨냐? 불만이 턱 끝까지 차올랐었다. 하지만 요즘엔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공개 설정해 둔 선물목록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선물을 고르는 데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 게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정확히 갖고 싶은 선물의 링크를 보내주거나, 카카오톡 공개설정으로 바꾼 목록을 보면 감사하지만 끝까지 괜찮다는 사람에게는 괜히 승부욕이 일어난다.

나에게 정보를 주지 않은 자에게, 예상치 못한 큰 만족을 주겠다는 다짐을 하지만 마냥 쉽지만은 않다.


결국 고민하다가 고르는 건 내가 써보고 좋았던 물건을 고른다.

단, 호불호가 심각하게 갈릴만 한 상품은 제하고 다양한 품목의 카테고리를 살펴보고 리뷰 또한 정독한다.

리뷰와 제품의 패키징, 물건 자체의 쓸모와 함께 왜 너에게 '이것'을 선물해 주고 싶었는지에 대한 진솔한 마음을 곁들인다.


내 주변 지인들은 대다수 워커홀릭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각자의 꿈을 위해 밤늦은 시간까지도 열정을 불태운다. 나 또한 하루 4시간씩 간신히 자면서 생활했던 경험이 있다. 그때 건강이 많이 악화되었고 내가 비싼 값을 치렀던 교훈은 딱 두 가지였다. 제 때 잘 먹고, 잘 자는 것.

내가 취침시간은 여유롭게 해주지 못할지언정 기분 좋게 잠들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필로우 미스트를 선물했다.


예민하게 뒤척이다 잠들던 내가 필로우 미스트를 뿌린 후 기분 좋게 누웠던 기억이 있다.

시원한 숲 냄새가 하루 종일 긴장했던 몸을 부드럽게 풀어주었다. 그 경험을 함께 나누고 싶어서, 마음을 담아 메시지를 꾹꾹 눌러 담는다.

"이거 내가 진짜 좋아하는 브랜드 제품인데, 너 잠 잘 못 자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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