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좋다는 말

그냥 좋아서, 그게 이유예요

by 오월

재잘재잘 웃고 떠드는, 시시콜콜한 대화가 오간다.

“그게 왜 좋아?”

질문에 순간 머리가 멍해진다. 이유가… 있을까?

“그냥. 그냥 좋던데.”


아무 생각 없이 인스타 피드를 훑다가

기한이 지난 포스터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그 문구가 마음을 울린다.


[이유 없이 갖고 싶은 소품 가게]


곰곰이 생각해 본다.

정말, 이유가 없었을까?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유 없는 건 아무것도 없다.


내가 이유 없이 좋아하는 것들을 떠올린다.

글쓰기, 귀여운 소품, 맑은 날씨, 여름, 혼자 하는 여행, 필름 사진…


공통점 하나 없어 보이지만,

이 단어들이 내게 불러오는 감정은 닮아 있다.

나를 나만의 세계로 데려가는 것들.


귀여운 소품을 보면 괜히 웃음이 난다.

지친 하루 속에서도 알록달록한 색감은 마음을 환하게 만든다.

여름은 오래된 향수를 불러오고,

맑은 날씨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선물한다.

오늘은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그런 기분.


이유 없이 좋아하는 것은 마치 작은 사고 같다.

예기치 못한 순간에 스며들어

내 마음속 한 칸을 차지해 버리는 것.


수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어떤 것도 단어 하나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냥, 좋다고 말해본다.


이유가 없다는 그 마음엔

사실 수많은 이유가 숨어 있다.


오늘도 나는

그냥 좋은 것들을 찾아 헤맨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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