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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선희 Aug 03. 2023

사랑없는 결혼을 해도 괜찮을까?

결혼은 현실이다


  사람들이 '결혼은 현실이다'는 말에 공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살면서 직간접적으로 경험해 봤기 때문일 것이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큰 소리로 싸웠던 이유도 결국 돈 때문이었고, '결혼 지옥'같은 TV 프로그램에 나와 싸우는 부부들을 보면 결국 돈 문제로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도, 부모님도 '돈만 있었다면' 서로 얼굴을 붉히고 싸우는 불편한 현실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돈이 많다고 반드시 행복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돈이 많다면 결혼생활에서의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


 그래서 결혼할 시기에 만나는 배우자의 조건은 중요하다. 결혼하더라도 돈을 안정적으로 벌 수 있는지, 모아둔 자산은 얼마나 있는지, 부모님의 재력이나 노후는 어떠한지 같은 것들 말이다. 그리고 그 사람을 가슴 뛰게 사랑하는 건 아니지만 전반적인 조건이 나쁘지 않다면, 그때부터 갈등은 시작된다.

  이렇게 사랑 없는 결혼을 해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괜히 헤어졌다가 더 못한 사람을 만나게 될까 두렵다. 앞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난다는 보장도 없지 않은가. 적어도 얘랑 결혼하면 (돈걱정은 덜하고) 편하게는 살 것 같다. 그것만큼은 확실하게 보장된 일이다. 사랑도 뭔지 잘 모르겠고 다들 결혼은 현실이라니까, 그렇게 결혼을 결심한다.



 지금까지 사랑 없는 결혼을 결심하게 되는 과정을 한번 적어 보았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결혼은 현실이다’ 말하는 사람들에게 태클을 걸어 볼까 한다. 사랑 없는 결혼을 왜 하면 안 되는지, 조건을 우선시하는 결혼 생활은 왜 유지할 수 없는지, 크게 두 가지 이유로 설명한다.



1.

 먼저 우리가 생각하는 결혼 조건은 살면서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배우자의 조건이 사라지더라도 배우자 곁을 떠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아래 질문에 한번 대답해 보길 바란다.

-배우자가 직장에 잘려 일을 못하더라도

-배우자가 사기를 당해 빈털터리가 되더라도

-배우자가 사고로 외모, 신체가 심하게 훼손되더라도

-배우자 집안이 부도가 나 부모님을 부양해야 하는 상황이 되더라도 

 그 사람 곁을 떠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사랑하더라도 이런 상황에서 쉽게 YES라 말하기 힘들 테지만 조건만 보고 결혼했다면 더욱 YES라 말할 수 없다. 상대에게서 기대하던 것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에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지게 될지는 그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을 기억해두어야 한다.




 2.

 그리고 결혼의 ‘진짜 현실’은 돈이 아니라는 점이다. 결혼의 진짜 현실은 ‘주는 것'이라는 사실부터 먼저 알아야 한다. 내용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 아래 내용부터 읽어보자. 필자가 생각해 낸 [결혼-사랑 필수공식]이다.


조건 1. 결혼사랑이 있어야 한다. [결혼 -> 사랑]

조건 2.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다. [사랑 -> 주는 것]

따라서, 결혼은 ‘주는 것’이다. [결혼 -> 주는 것]


 그리고 만약 "결혼은 = 주는 것"이란 걸 이해하지 못한다면 모든 결혼 생활의 갈등은 시작된다. 반반 결혼이라는 합리적인 결혼을 했음에도 많은 2030 세대가 이혼을 경험하게 되는 것도 내 것을 조금이라도 더 나누거나 손해 보기 싫은 마음 때문이다. 결혼의 진짜 현실은 내 것을 나누고 줄 수 있어야 하는 것이지만 이걸 모르고 있으니 타협하거나 손해 볼 마음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결혼을 하면 집이라는 공간과 물건, 돈, 시간, 체력, 그리고 마음까지도 다 나눠 써야 하는 게 진짜 현실이다. 무엇보다 아이를 낳게 되면 서로에게 한정적으로 주어진 ‘돈, 시간, 체력’을 최대한 나눠 써야 한다. 그러면 마음의 여유까지도 자연스레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결혼은 주는 것'이란 걸 알고 있다면 한번 더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결혼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다.




 물론, 돈이 넘치도록 많다면 아이를 키우는 것이 힘들지 않을 수 있다. 돈으로 다른 사람의 시간과 체력을 사면 되니 말이다. 하지만 사랑 없이 시작한 결혼 생활은 언제나 불안할 수밖에 없다. 사랑의 부재는 배우자의 외도나 불륜, 자식에 대한 집착처럼 새로운 형태의 갈망으로 표출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조건으로 맺어진 관계는 내가 가지고 있는 조건이 사라졌을  상대에게 버려지진 않을까 하는 불안을 갖게 한다. 예를 들어 '내가 빈털터리가 되더라도' '내가 나이가 들어 늙더라도' 과연 상대가 나를 떠나지 않을까 하는 의심을 멈출 수가 없다. 그리고 이렇게 불안한 마음을 갖고 사는 것만큼 불행한 삶도 없을 것이다.



이런 이유들에서 나는 '사랑 없는 결혼'을 반대하는 바이다.


만약 상대방 조건으로 결혼을 고민한다거나

확신 없는 결혼 앞에 주저하고 있다면

스스로에게 꼭 한번 물어보길 바란다.


이 사람에게 나의 모든 것을 나눠 줄 수 있는가. 그리고 나는 그럴 준비가 되어 있는가.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결혼을 선택하여 더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


(*P. S  _ 왼쪽 아래 하트를 누르시면 사랑 넘치는 결혼 생활을 하게 될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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