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이 아닌 미투! 그리고 그보다 더 업그레이드 된 디테일
한때는 맛집을 찾아 다닐 때는 간판에 "원조"라는 단어가 있으면, 일단 맛이 보장 된다고 믿었던 때가 있었어.
이전 글에서 퍼스트무버와 패스트무버를 이야기하면서, 원조, 오리지날리티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하였는데 세상은 "반드시, 항상" 이라는 말은 참 쉽지 않지. 왜냐면, 오리지날보다 더 나은 후발주자가 있기 마련이니까.
개인적으로 내장탕을 좋아하는데 알고 있던 집이 원조 OO 내장탕 집이 어느 날 맛과 양이 변했더군. 아는 사람만 맛 보던 때는 참 푸짐하고, 맛났는데....;;; 그리고 일산의 원조 OO비빔국수집이 있는데...우리 가족의 단골집이었건만 지금은 그 문턱 안 넘어간지 꽤 오래 되었어. 그곳이 아니더라도, 집 주변에 더 맛있는 비빔국수가 있거든.
굳이 원조가 아니더라도 원조를 이기는 방법은 존재해. 어떤 곳은 딱 봐도 짝퉁 또는 따라한 집이라는걸 한 눈에 알 수 있지만, 생각보다 맛있어서 자주 들르기도 하지.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꼭 혁신이 아니더라도, 꼭 한 눈에 봐도 뭔가 다른게 아니더라도 성공하는 미투 전략이 존재한다는거야.
중국을 예로 들까?
중국 제품에는 짝퉁, 가품이 제법 존재하지. 워낙 카피를 잘하니까 오리지날과 차이를 못 느끼는 제품도 많지(일명: 가리지날!)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오리지날보다 더 좋은 경우도 많아. 가격도, 기능도, 성능도...허걱!!!!
예전에는 창의성없이 그대로 복사하듯 뽑아내기만 하더니 이제는 거기에 뭔가 더 붙여서, 뭔가 조금 바꾸어서 더 좋게 만들어내고 있어. 게다가....매년 중국을 오가면서, 바라 본 중국 제조업의 시장은 스스로 오리지날을 만들어가고 있어서 더욱 무서워.
절친한 대표는 하드웨어 제조를 하는데 자신의 제품과 동일한 컨셉이지만 더 싸고, 더 효율이 높고, 더 가벼운 제품을 보고는 '이거 내꺼 보고 따라한거야'라고 화를 냈어. 과연 그럴까? 뭐 그럴 수도 있지만 그래서 뭐 어쩌라는거지? 어쨌든 시장에서 경쟁력으로 치면, 이미 상대방에게 뒤처지기 시작한거야. 설령 상대가 후발주자라고 해도 시장의 선택이 쏠리기 시작했으면 인정해야지.
선두업체가 오리지날이라고 우겨도, 저거저거 짝퉁이야 라고 아무리 소리쳐도...고객이 좋다고 하면 그걸로 게임은 끝난거야. 그래서 항상 선두업체들도 꾸준히 연구개발하고, 고객조사를 하면서, 마케팅으로 브랜드를 구축하는 비용을 소진하며 자신들의 우위를 넘겨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
좋은 제품을 더 좋게 하고, 상품성있게, 경쟁력이 있게 하는 방법이 어찌보면 무임승차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하나의 전략으로도 볼 수 있어.
단순한 미투 제품이 아니라 뭔가 엣지 있게 조금씩 변형했는데 그것이 고객의 니즈에 더 부합하고 익숙해서성공하는 케이스들이 있거든. 난이도 높은 기술이 꼭 사업성을 높이는 건 아냐. 때로는 그다지 큰 장벽이 없더라도 잘 팔리는 제품이 탄생하곤 하지.
기술 기반의 스타업 입장에서는 거북한 이야기지만 현실적으로 쉽게, 빠르게 가는 제품이 더 많은 기회를 얻는 건 부인할 수 없어. 많은 전략 중에서 자신의 아이디어, 아이템과 적합한 전략을 취하셔서 성공확률을 더 높여야 하지.
그렇다고 짝퉁을 만들라고 하는 말은 아냐. 그건 엄연히 불법이니까. 내 말은 벤치마킹 하되, 너무 튀지 않는 익숙한 제품을 기반으로 고객들이 원하는 포인트를 더 추가하거나 빼라는거야. 고객은 너무 새로운 것에는 거부감을 가지기도 하거든. 평소에 익숙했던 사용법/아무런 생각을 안 해도 그냥 알 것 같은 그런 제품에서 조금은 뭔가 다른 정도를 선호하기도 해.
짝퉁은 그대로 따라하려고 한 거야. 가리지날은 원조를 모방하였지만 기능적/디자인적으로 다른 특장점을 가진거야. 기준이 좀 애매모호하겠지만, 짝퉁은 심지어 브랜드/네이밍까지도 원조의 힘을 갈취하는 특징이 있지. 그래서 그렇게 명품과 똑같은 짝퉁이 많은거지.
모두에게 공유가 된 기술/오픈된 소스를 활용해서 더 다양하고, 많은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는 세상이 왔어. 마치 특허와 같이, 공개 된 방법과 기술에 더 많은 아이디어가 덧붙여지고 개선되면서 새로운 제품들이 생산되고 기술의 발전은 더 빠르게 이뤄져왔지.
그러니까 너무 고정관념으로 딱 틀어박힌 생각에서 벗어나야 해. 유연한 사고 방식! 우리가 작지만 신속하게 움직있는 우리 스타트업의 가장 큰 장점 아니겠어? 영리하고,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기업이 빠른 환경변화와 고객의 취향에 대응 할 수 있어. 우리는 백악기에 멸종한 공룡이 되지 말고, 살아남는 포유류가 되어야 해.
스타트업에게 전략은 없다라는 말이 있는데, 전략이라는 것은 수도 없이 많이 있어. 스타트업에게 "정해진" 전략이 없는 거 뿐! 때에 따라서, 단계에 따라서, 상황에 따라서 전략은 변해야하고, 수정되고, 달라지지. 기준과 계획이 있는 가운데 유연하게 수정/보완을 반복하면서 목표에 가까워지는거야. 기준과 계획이 없이, 다시 말해 전략이 없이 그 때 그 때 상황에 대응하는건 임시방편이고, 언 발에 오줌누기야. 회사가 산으로 간다구. 근시안적인 시야에서 벗어나야 해. 적어도 CEO라면 말야.
추운 겨울이 오기전에 털갈이도 해야 하고, 동면을 위해 미리 몸에 지방도 축적해 놓아야 해. 아늑한 굴을 파 놓거나 나무 옹이에 도토리를 저장해 두거나. 남쪽으로 이동하거나 단체로 모여서 생활하거나. 우리는 몸에 따뜻한 피가 흐르는 포유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