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한바퀴 돌고 온 소감

점점 더 내가 나를 좋아하게 되는 그것, 그것이면 충분하다

by 꿈꾸는 앵두

이번에는 한중일 네버엔딩 크루즈 아니고, 꿈에 그리던 세계일주다!


우연히 중국 에이전시를 통해서 승선하게 된 105일 세계일주 크루즈.

한중일 크루즈에 승선을 하고 있는 도중에도 매일 매일 마이애미 노래를 불렀었다. 내 평생 한 번 만이라도 마이애미 노선을 타게 해주세요. 알래스카라도좋아요. 한중일 좀 벗어나게 해주세요 하고 말이다. 조금은 더 좋은 기회를 갖게 된 것은 아닐까. 그래도 한 번 타 봤다고 촉박한 승선날짜에도 불구하고 신체검사며 서류준비며 차근차근 잘 계획해서 잘 해 나가는 내가 대견스러울 정도다.

화요일에 합격통보. 수요일 신체검사.월요일 신체검사결과. 수요일 아침에 계약서와 승선 날짜가 나왔다. 당일 승선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다음주 월요일. 다행히 생각했던것 보다 며칠 정도 더 남아 있어서 서울에서(사실 월요일에 고향에서 짐을 다 싸서 서울로 올라온 상태였다) 친구들도 만나고, 마음의 준비할 시간도 갖을 수 있게 되었다. 아니었다면 정말 쫓기듯 승선했을 텐데. 제주에서 승선인데 하룻밤자는 것이 아니라 아침 비행기로 제주도착 후 바로 승선하는 것이라서 새벽부터 일어나서 짐을 꾸려 집을 나섰다. 그렇게 첫 시작.


새로운 일엔 항상 설레임이 있다. 그동안 수많은 새로운 시작을 해보았지만 언제나 설레인다. 마치 소개팅에 나갈 때처럼. 후훗.


한중일 크루즈의 첫 계약을 무사히 마치고 하선한 이후 다시는 승선하는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또다시 크루즈 승무원이 되었고 첫 계약 아닌 계약을 마치고 좀 애매하지만 한국에 잠시 왔다. 그리고 또다시 승선이다. 코스타의 세레나, 오션드림호를 거치며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물론 매 순간이 매일이 행복으로만 가득 찬 것은 아니었지만 일하는 것에 스트레스가 빠지면 되나. 남의 돈 벌기가 얼마나 힘든데. 완벽한 생활은 없다. 하지만 최소한 내일이 기대 되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특히나 오션드림호에서는 세계일주를 했기 때문에 더욱 더 그랬다. 자고 일어나면 다른 나라, 다른 도시를 기항하는 것. 승객 신분이 아닌 승무원으로의 승선이라 늘 부족했던쉬는 시간 때문에 기항지에서 못 가본, 못 해본, 못 먹은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있기도 했지만. 알 수 없는 가본 적없는 내일이 기대되었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점점 더 나를 알아가고. 점점 더 나를 이해하고. 점점 더 내가 나를 좋아하게 되는 그것. 그것이면 되었다고 생각한다.


늘 나를 생각해주고 염려해주고 보고파 해주는 가족. 친구들. 내가 소중히 여기는 나의 사람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비록 1년에 한 번 만날까 말까 하는 나지만 항상 생각하고 있다는것 알아주었으면 좋겠어요. 덕분에 항상 힘을 냅니다. 항상 보고 싶습니다.


23일 싱가폴에서 지구 두바퀴를 향해 승선합니다.

그 전에 많은 이야기들 포스팅 하고 갔으면 좋겠어요. 배안에서는 인터넷이 느려서....

그보다... 비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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