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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앵두 Nov 18. 2017

크루즈 승무원 다이어리

11월 16일

선상 문화제를 하는 날이라(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떡볶이 판매를 한다고 했다. 오후 2시가 되자마자 8층 후방 수영장으로 갔다. 떡볶이 3인분을 사서 내려왔다. 으흐흐. 리셉션 친구들과 윈다와 그렇게 나누어 먹었다. 떡볶이는 달고, 매운 맛은 전혀 없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비스무리한 맛을 느끼게 해 줌에 감사했다. 나름 오뎅도 들고, 양배추도 들고. 한국가면 김떡순을 제일 먼저 먹을 테다! 김말이 먹고 싶다. 내 사랑 김말이…. 기분 좋게 떡볶이를 먹은 오후 시간, 빅이슈 또다른 한권을 정독했다. 뿌듯한 하루.

저녁 시간에 정말 먹을 것이 없어 윈다에게 완전 불평을 하고 있었는데, 나시고랭을 만들어주었다. 삼발 소스 듬뿍 넣은 매콤한 볶음밥. 완전 대박. ㅎㅎ 나름 메뉴도 계란과 햄도 있어서 함께 넣었다. 그리고는 너무 맵기에 콜라, 맥주를 마시러 크루바에. 오늘도 어제에 이어 맥시멈 맥주 3캔을 모두 마셨다. 아. 너무 많이 마신 걸까?ㅋㅋ 보통은 이정도 마시지 않나? ㅋㅋ 인도네시안의 밤인지 인도네시아 뮤직 비디오만 틀어주길래 두시간 넘게 보다가 왔다. 뭔가 매력적이기도 하고, 이질적이기도 하다.

한국에 가면 무엇을 할지에 온 신경을 쓰고 있다. 언급한 적이 있지만 ‘공간’을 갖고 싶다. 그 곳에서 할 일은 무궁무진 하지만 최우선으로는 독서모임과 독립출판물 판매를 하고 싶고, 한국어와 영어 공부를 하고 싶다. 플러스 고향에서 한다면 자체 제작 기념품도 팔고 싶고. 우선 한국에 가서 생각해 봐야겠지.

누구는 하고 싶은 일이 없어서 고민이지만 나는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서 고민이다. 배우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너무 많아 우선 순위 정하기가 쉽지 않다. 늘 원칙은 먼저 기회가 오는 것부터 차근차근. 그러다 보니 배를 탔고, 그러다 보니 배 타는 것 이외에 다른 것들을 준비하기가 만만찮다. 이제 배에서 내리니 어떤 기회가 먼저 올까 새삼 기대되면서도. 이도 저도 죽도 밥도 안되면 어떻게 하지 하는 걱정도 한아름 안고 있다. 아닌 척 하고 있지만.

걱정하지 말아야지. 나를 믿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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