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전직' 크루즈 승무원

타임 투 세이 굿바이 크루즈 승무원

by 꿈꾸는 앵두

3월이 되었으니, 현직 크루즈 승무원에서 전직 크루즈 승무원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나는 이제 대학원생이니까.

사실 며칠 간은 백수의 마음을 갖고 싶었지만, 회사에 승선포기(이것도 참 웃긴 것이 우리는 모두 다 계약직. 선장님도 다 계약직. 4월 말 승선이 예정되어있다는 것 이외에는 계약서에 사인도 하지 않은 상태지만;;;) 의사를 밝히는 과정에서 시간이 좀 지체되었다.

한국에 온 지 3개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고, 이 시간 동안 나는 또다시 무언가를 결정했고, 이제 선택했으니 집중하려 한다. 배 위에서의 8개월 두 번.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이 시간들에 조금씩 지쳐갈 쯤, 늘 다행인 하고 싶은 게 많아 그 중에서 1순위였던 한국어교육이 내게로 와서 대학원 공부가 되었다.

넘쳐나는 한국어교육전공 석사생들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고, 이미 한풀 꺽였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모 그럼 어때.
내가 언제 그런 말 들으면서 살았나 생각이 드니 선택의 고민은 별로 하지 않았다.

그저 나의 원어민 빨이 금방 바닥이 날 것이라는 생각에 공부를 선택한 것이었다. 시간을 들여, 마음을 들여 준비하는 시간을 갖어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기에.

2018년 전기 대학원생이니 학기는 3월부터인데 교육대학원 계절제 수업이라 7월 그리고 1월 한달씩 빡세게 듣는다. 쉽게 쉽게 가는 길을 선택하려는 마음도 있었는데, 그러지 말고, 정석대로 가자고 마음을 고쳐 먹었다. 3년 후, 2급 자격증이 자동으로 나오겠지만, 합격율 30프로 웃도는ㅠ 올해 3급 시험에 응시할 것이고, 학점을 더 들으며 논문 없이 졸업할 수 있지만, 논문을 쓸 것이다.

국어문법을 열심히 정리하고 있다. 사실 정리 아니라 무지에 가까우니 공부하고 있다는 표현이 맞다. 차라리 어설프게 알지 않고, 백지 상태이니 머릿속에 더 잘 들어온다는 것은 안비밀;;ㅋㅋ

2시간쯤 되는 강의 4개를 반복해서 들으며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 중인데(과목은 너무 재미있어 보이는 음운론, 형태론, 통사론, 문장표현이다;) 이렇게 수능준비를 몇 년 동안 했다면 수능 1등급 받았을 것 같다... 하하...

그저 현직에서 전직이 된 크루즈 승무원에 대한 약간의 아쉬움과 후련함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고 했는데, 괜히 공부에 대한 불끈 의지에 대해서만 쓰는 듯 하다. 이래나 저래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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