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한국어 선생님 시즌 1을 마감하며
2020년 4월 8일 수요일. 영광의, 잊지 못할 계약서에 도장 꽝, 첫 출근날이다.
그러나 모두가 코로나 19로 어색하고, 낯선 세상 속에 살고 있다. 첫 출근은 하지만 아이들은 아직 교육부 방침에 따라 학교에 등교하지 못하는 이 아이러니한 사태를 이를 어쩐다... 그래도 나는 출근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 해야 할지 앞으로 어떻게 수업을 해야 한단 말이냐.
신입인데 이런 고민과 회의를 하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지지만 (수업에 대해 뭘 아는 게 있어야지...) 며칠 간의 긴긴 마라톤 회의 끝에 동영상 수업을 하기로 한다. 동영상을 매일매일 찍어서 업로드해야 한다.
코로나지만 교재 배포를 위해 아이들이 잠깐씩 학교를 다녀갔다. 아이들과의 만남은 굉장히 떨렸다. 나를 보고 선생님이라고 한다. 알 수 없는 책임감에 괜히 마음이 비장해지기까지 한다.
4월, 5월 내내 동영상만 찍었다. 1~2주 정도 고생을 너무 많이 했다. 다른 학교들은 EBS두리안 프로그램으로 돌린다고 하던데. 그래도 일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PPT로 수업 자료를 만들고 동영상을 찍는 과정에 익숙해질 무렵, 개학 일정이 발표되었다. 일주일에 두 번 등교하는 반쪽짜리 개학이다. 그러나 언어교육이 중요하니까, 우리 아이들에게는 한국어교실에서라도 한국어 공부를 하는 시간이 중요하니까 원격수업 날에도 등교를 시켜 한국어 공부를 하게 했다. 신입, 초보 선생님인 나는 과연 수업을 잘하는 것인지 아닌 것인지 나를 돌아볼 겨를도 없이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
아직 졸업하지 않은 대학원생 신분인데 교육실습 일정과 학교 수업 일정이 2주 완전히 겹쳤다. 휴학을 해야 하나. 학교를 그만둬야 하나 고민을 했지만 초등학교의 배려로 수업 시간을 옮겼고, 무사히 교육실습을 마칠 수 있었다. 옮긴 수업 시간에 올 수 있는 아이도 있었고, 아닌 아이도 있어 과제를 내고, 검사하고 하는 과정에서 힘은 두 배로 들었지만 그렇게라도 수업과 실습을 병행할 수 있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었다.
여름 방학 총 5주. 타학교에 비해 긴 방학인데 이 말은 겨울 방학은 없다는 뜻이다. 5주 동안 아이들의 한국어 실력이 리셋되지 않도록 2주 방학 프로그램을 돌렸다. 프로그램 3일 만에 근처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몇 달 만에 발생했다. 아이들은 바로 귀가 조치되었고 다음날부터 실시간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었다.
아이들을 너무 못 믿었던 것일까. 초등학교 1학년과 함께하는 실시간 온라인 수업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너무나 잘 따라와 줬다.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흥미가 점점 떨어져 고민은 여전히 있지만 실시간 온라인 수업은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2주 방학 프로그램이 끝나도 계속 수업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아이들도 쉬어야 하고, 선생님들도 쉬어야 하니까 1주일의 방학이다.
다음 주부터 다시 한국어 수업을 시작한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원격수업으로 대체되었다. 미리 조금 먼저 실시간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던 탓에 따로 준비가 필요하지 않아 다행이다 싶다.
5개월 지났을 뿐인데. 1 학기 했을 뿐인데.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한국어 수업. 신입으로 신고식은 정말 호되게(?) 치른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시작.
한국어 선생님 시즌2를 위해 파이팅!
+ 브런치는 뭔가 글을 잘 써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간내어 글을 못 쓰고 있어요.
편하게 블로그에 관련 정보성 포스팅은 하고 있습니다. 혹 관심있는 분들은 방문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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