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1학년과 함께하는 줌 zoom 수업이라니?!

by 꿈꾸는 앵두

2020년 7월 31일 금요일. 초등학교 방학을 했다.


주말을 제외하고 단 하루의 쉬는 날도 없이 바로 8월 3일부터 14일까지 2주간 한국어 방학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원래는 3주 예정이었으나(예산 문제) 학교 공사를 이유로 2주로 줄어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5주의 방학동안 수입이 없어서 어쩌지 하는 고민도 한시름 놓았다.



<한국어 방학 프로그램 대면수업 2일>



반편성을 다시 했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다문화 배경 아이들(말하기, 듣기는 잘 되는 아이들, 한국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중도입국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 학급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을 한국어 학급에서 맡기로 했기 때문에 인원이 확 늘었다. 왜 우리가 추가의 예산도 없이 아이들을 떠맡아야 하는 것인지 내부 사정은 잘 모르지만. 안다 하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지만.


4학년이 대부분이었던 나의 반에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이 대거(4명) 편성되었다! 은근 떨림. 난 아이들을 만나는 게 익숙치 않은 사람이라.


원래 성격이 그런 것인지, 내가 싫은 것인지, 공부하기 싫은 것인지 초등학교 1학년 한 아이가 두 시간 내내 엎드려 있다. 아 놔...ㅋ 두 시간 지나니까 고개는 들고 칠판은 본다. 고맙다. 고마워ㅠ


다음날, 아이는 의자보다 교실 바닥에서 더 많이 놀았지만. 자기가 기분 좋을 때는 대답도 하고ㅋ 쓰는 게 싫다고 해서 글자 카드를 주니 과제수행을 잘한다(라고 쓰고 잘 가지고 논다. 라고 읽는다ㅎ) 초등학교 1학년 아이 2명은 월, 화 결석이었고, 나머지 4학년 두 명과 수업을 이어나갔다.



< 그 날이 왔다!>



나름 순조로웠다. 수요일. 월,화 결석했던 아이들이 모두 왔다!! 기분이 좋다!! 비는 내렸지만, 아이들과 즐겁게 수업 하리라! 다짐 불끈!


기쁨도 잠시. 9시 수업 시작인데 9시 10분 회의에 들어갔고, 내가 사는 지역에서 정말 몇 달 만에 외국인 코로나 확진자가 생겨 아이들은 전원 귀가 조치가 결정되었다. 그럼 앞으로 수업은 어떻게 하나...


줌 zoom... 실시간 비대면 온라인 수업으로...


네?!!! 뭐라고요??!!! 1학년이 4명이나 있는데...

할 수 없다. 하라면 해야 한다...ㅠ 회의 후 바로 아이들 핸드폰 꺼내게 해서 줌 다운로드 받고, 내 회의실 번호 알려주고, 들어가는 거 연습을 여러 번 한 후에, 수업 자료 손에 들려 귀가시켰다.



<줌 zoom 실시간 비대면 온라인 수업 소감>



진짜 걱정 많이 했는데 '최선'이라는 게 소감. 수업 후 한국어 선생님들과 그런 이야기를 했다. 4월에 동영상 수업을 했는데 그때도 실시간 온라인 수업을 시도해봤어야 하지 않나. 우리가 아이들을 너무 못 믿은 건 아닌가 하는 생각. 지금 코로나 시대에 그야말로 '최선'이다.


괜찮았다!


인터넷 문제로 들어오지 못한 아이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수업에 들어왔다. 동영상, 그림 자료 등을 온라인으로 공부하는 것이 신기한가 보다. 이틀 실시간 비대면 수업을 하고, 그 다음주 월요일에는 수업 자료 배포와 숙제 검사를 위해 아이들에게 잠시 학교에 오라고 했다. 모두 시간 맞춰 잘 와서 숙제 검사도 했고, 시간 쪼개어 만든 수업 자료도 모두 나눠줬다.



<초등학교 1학년과 함께하는 줌수업 3주차>



코로나 사태로 원격 수업 개학이 예상되는 시점에 미리 준비한 느낌이라 실시간 줌 온라인 수업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 하지만 여전히 여러 문제들은 발생을 하고 있다.


1. 인터넷 끊김


우리 학교만 그런 것인지 우리 학교 별관만 그런 것인지 모르겠으나 인터넷이 너무 자주 끊긴다. 아이들은 괜찮은데 나만 인터넷 불안정으로 회의방을 왔다갔다 하니 민망하기 짝이 없고, 답답하다.


2. 흥미 유발


첫 주는 아이들이 온라인 수업이 신기해서인지 집중을 잘 하는 느낌이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지겨워하는 것이 보인다. 지금 3차시 수업을 하고 있는데 40분씩 2~3차시가 적당한 것 같다. 방학 프로그램 때는 4차시 수업 했는데 하는 나도 힘들고 수업받는 아이들도 많이 힘들어했다.


3. 쓰기 확인의 어려움


학교에 오지 못하니 숙제나 쓰기 과제 점검이 어렵다. 나같은 경우는 받아쓰기 보다는 자모, 받침을 정확하게 발음하고, 읽기, 내용 이해에 중점을 두고 수업을 하고 있어서 쓰기 영역에서 아이들을 점검하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

코로나 시대를 계기로 학습 환경은 많이 바뀔 것이다.


대비하자.

배우자.

고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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