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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앵두 Apr 09. 2021

교과서에서만 보던 수에즈 운하 in 이집트

다시 쓰는 크루즈 승무원 일기입니다

티비가 왜 이러냐고? 그렇다. 내가 탄 배는 불혹을 바라보았고 (80년생인가 83년생인가 그랬다-0-) 크루즈 승무원들이 생활하는 캐빈의 열쇠는 카드가 아니라 그야말로 '열쇠'였다... 오션 드림 호에 승선하기 전 탔던 이탈리아 선사 코스타의 세레나 호는 정말 신식이었다! 평면 티비에 웬만한 티비 채널은 다 있었는데...


오션 드림 호의 티비는 예쁜 굴곡을 자랑하는 유물과도 같은 뚱뚱이 티비였다. 화질도 아래와 같고ㅋ 채널도 단 4개였다! 자체 방송!;;ㅋ 정말이지 내가 90년대를 살아가는 느낌이었다!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래 지도를 보면 (볼 수 있다면) 빨간색으로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다. 잘 알 수 없을 테니 구글 지도로...



구글 지도를 보면 앞서 포스팅했던 스리랑카 콜롬보가 오른쪽 밑에 있다.

콜롬보를 떠나 바다 위에서 계~~~~~속 항해하면 아덴만이 나온다. 해적 이야기는 다음에...  어선들이 해적에게 피랍되는 그 지점이다ㅠㅠ 아덴만 위에 홍해를 지나고 수에즈 운하를 건너게 되는 것이다. 


출처 : 구글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운하로 길이는 192km이고 갑문이 없으며 바닷물이 양쪽 바다에서 그레이트 비터 호수로 자유로이 흘러 들어온다. 운하는 대표적인 중립지대로서 이집트에서 관리한다. 이집트와 일본 우애 다리로도 불리는 수에즈 운하 다리는 엘 칸타라에서 가장 높은 높이 70m의 다리이다.


내게 ‘운하’는 교과서에서만 존재하는 것이었다. 크루즈에 승선하지 않았다면 수에즈 운하와 파나마 운하가 어떻게 다른 지, 운하를 지날 때 경관이 얼마나 멋진지 평생 알지 못했을 것이다. 두 번의 세계 일주를 통해 태평양에서 지중해로 진입할 때 수에즈 운하를, 미국에서 태평양으로 진입할 때 파나마 운하를 건넜다.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운하를 건설하고 많은 배들이 통행료를 내며 운하를 건너는 이유는 ‘항해 시간을 단축’하기 위함이다.


션 드림 호의 운하 입구 통과 일정은 새벽 5시였다. 나에게는 첫 운하였고 언제 또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알람을 맞췄다. 다행히도 새벽 4시 반부터 운하 관련 선내 방송을 해 잠에서 깼다. 곧 수에즈 운하 입구를 통과하니 관심 있는 승객들은 야외 갑판으로 안내 방송이었다. 새벽에 선내 방송까지 하며 수에즈 운하 입구를 통과하는 것을 보니 얼마나 흔치 않은 경험인지 알 수 있었다.


근무시간이 아니더라도 승무원 구역 밖에서 승무원은 사복을 입을 수 없기 때문에 아침 일찍 일어나 유니폼을 입고 핸드폰을 챙겨 선실을 나왔다. 리셉션에 들러 사무실 카메라도 챙겼다. 운항을 담당하는 선교 다음으로 전망이 좋은 10층 스위트 선실 승객 전용 발코니로 갔다. 20여 명의 승객이 이미 나와 있었고, 촬영 직원도 대기 중이었다.


운하 입구라고 해서 게이트의 큰 문이나 수에즈를 상징하는 상징물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강으로 들어가는 출발점이었다. 어라? 조금 실망하기도 했지만 스리랑카의 콜롬보 이후 일주일 간의 긴 항해로 오랜만에 보는 육지가 반갑기만 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구글에서 사진을 가져왔다. 그냥 긴 강과 같다. 운하라고 하면 친숙한 수위가 달라 물을 가두고 수위 조절을 하는 곳은 '파나마 운하'다. 파나마 운하 이야기는 유럽 지나, 미국 지나고 나온다ㅎㅎ 커밍쑨!


출처 : 구글 '수에즈운하' 검색


수에즈 운하 입구에서 대기 중


저 멀리 우리보다 먼저 수에즈 운하에 들어간 화물선, 대기 중인 화물선이 보이고, 마을도 보였다. 해가 뜨기 전에라 어두컴컴했는데 조금씩 밝아졌고 이내 수에즈 운하 입구를 통과했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곧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해가 뜨기 시작했다.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며 맞는 일출이라니!



아덴만을 거쳐 홍해로 들어가는 방향이다. 왼쪽에는 이집트, 오른쪽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있다. 모래밖에 보이지 않는 사우디아라비아. 마을도 있고, 나무도 많은 이집트. 왼쪽과 오른쪽의 풍경은 너무나 달라 신기했다. 위 구글 사진에서도 볼 수 있다. 일찍 일어나 피곤하긴 했지만 수에즈 입구 통과를 보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수에즈 운하를 건너다니. 완전 신기!


아래 다리는 수에즈 운하를 건널 때 만나는 위 설명에서 나온 이집트와 일본의 우애 다리다. 오션 드림 호는 일본 선사의 크루즈 선이기 때문에 이 다리가 엘 칸타라에서 가장 높다는 것 외에는 의미 있는 다리였다.


이집트와 일본 우애 다리


높이는 대략 이 정도. 오션 드림 호가 다리 밑을 들어가는 포인트에서 잘 찍었다


이런 건 왜 찍었는지 모르겠지만.... ㅋㅋㅋ  일출을 찍고 싶었지만 바람만 찍었네...ㅋㅋㅋ



얼마 전 기사에 났던 운하도 바로 수에즈 운하. 손실은 있었겠지만 그래도 잘 정상 운항이 되고 있다니 다행이다. 대기 선만 300여 척? 400여 척이라는 기사를 본 기억이 있는데 말이다.


출처 : 연합뉴스, 위성사진 3월 23일 이집트 수에즈운하에서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Ever Given) 호가 좌초돼 폭 280m 운하를 빈틈도 없이 비스듬히 가로막고 있다 

[출처: 부산일보]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1040818511354918



수에즈 운하를 건너는 것은 괜찮은데 홍해로 들어가기 전에 해적 대비를 해야 하는 건 괜찮지 않다. 해가 지면 자유롭게 돌아다니지도 못하고. 너무 힘들다ㅠ 승객들도 승객들이지만 승무원으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며 얼마나 긴장하고 있어야 하는지 모른다. 브라보 탱고 공부와 훈련도 계속해야 하고. 브라보 탱고? 그게 뭘까요? 다음 포스팅에서... ^^



* 다시 쓰는 크루즈 승무원 일기입니다 *



더 많은 이야기는 네이버 블로그에서 하고 있어요^^


https://blog.naver.com/sjaeng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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